[문화가 산책] 오케스트라에서 솔로와 멜로디 담당

등록날짜 [ 2013-04-16 14:19:57 ]

오케스트라는 여러 악기가 하나로 모여 연주하기에 합창 이상으로 화음을 이루고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다윗이 지은 시편 5편은 관악에 맞춰 노래로 불렀다. 또 “선지자의 무리가 산당에서부터 비파와 소고와 저와 수금을 앞세우고 예언하며…”(삼상10:5)에서 ‘저’는 관악기를 말하며, 선지자들도 악기를 연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악기 연주가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신체조건과 성격, 악기별 특성과 기질을 알고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찾으면 쉽게 배워 연주할 수 있다. 악기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오케스트라에서 솔로와 주 멜로디를 담당하는 목관악기를 소개한다.


플루트


플루트는 음역이 높아 솔로를 담당하며, 화려한 스케일과 투명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자랑한다. 모양도 아름다워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로 손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높은 소리와 음색이 다른 악기에 비해 튀어서 예민하다. 그러다 보니 연주자도 대부분 예민한 편이며,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운지법이 어렵지 않아 연령대와 상관없이 취미로 배우면 좋다. 모든 악기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잘하려고 연습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악기이기도 하다.


오보에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의 음정을 조율하는 중요한 악기다. 오보에는 빨대처럼 생긴 리드(reed) 두 장이 떨려서 소리 내는 더블리드 악기다. 리드는 목관악기에서 소리를 내는 얇은 판으로, 얇은 나무나 금속으로 만든다. 오보에는 비브라토(vibrato,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와 구슬픈 소리가 매력적이어서 천상의 소리라고도 부른다. 리드 두 장이 음색과 음정을 크게 좌우하므로 연습 시간만큼 리드를 깎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연주자들은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이 많다.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에서 중요한 솔로를 담당하고 음정을 체크하는 등 전체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므로 연주자는 책임감과 성실성이 있어야 한다.


클라리넷


클라리넷은 플루트나 오보에(C조)와 달리 반음이 낮은 악기(B♭음)다. 그래서 똑같은 악보를 보아도 반음 조옮김을 해서 불어야 한다. 리드 한 장을 마우스피스에 고정하여 소리를 낸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다양한 음역을 표현하며, 낭만곡부터 현대 재즈곡까지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다. 클라리넷만으로도 앙상블(합주)을 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앙상블에 어울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어디서나 잘 어울리는 악기 특징처럼 연주자도 다른 사람들과 어디서나 잘 어울리고 유들유들한 성격을 지닌다. 무슨 악기를 배울까 고민한다면 클라리넷을 추천한다. 비교적 어려움 없이 재밌게 배울 수 있다.


바순(파곳)


바순은 오보에처럼 더블리드 악기다. 목관악기 중 가장 길고 크다. 가장 낮은 소리를 내며(C조), 비브라토가 따뜻하고 편안한 소리를 낸다. 클라리넷과 음색이 비슷해 잘 어울리고, 동화책에 나오는 푸근한 할아버지 같은 음색을 표현한다. 오보에보다는 리드 면적이 넓고, 한 번 깎으면 한 달 이상 쓸 수 있다. 바순 연주자는 대체로 온순한 리더 성향을 보인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솔로 악기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와 달리 목관악기는 2~3명만 연주하고, 솔로를 담당하므로 자신감은 물론 책임감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어떤 성향의 사람이 악기 연주를 잘할 수 있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성향이 악기를 통해 잘 표현되기 때문이다. 목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악기로 표현하면 굉장한 정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머리로 생각하고 손가락을 움직여서 악기를 연주하므로 어린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좋다.
무엇보다 악기로 찬양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으니 영적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유민호
CTS 교향악 단원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위 글은 교회신문 <33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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