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6-12 10:09:06 ]
아이나 오그돈(I. D. Ogdon) 작사/ 찰스 가브리엘(C. H. Gabriel) 작곡
작사자 아이나 오그돈 작곡자 찰스 가브리엘
아이나 오그돈(Ina Mae Duley Ogdon, 1872~1964)은 1872년 4월 3일 미국 일리노이 주 로스빌(Illinois, Rossville)에서 태어났다. 일리노이 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1892년에 일리노이 학교(Illinois School) 교사로 부임하여 8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다
아이나는 첫 교사직을 맡은 1892년에 ‘창문을 활짝 열어라(Open Wide the Windows)’라는 찬송시를 발표했고, 찰스 가브리엘(C. H. Gabriel)이 곡을 붙여 찬송가를 출판했다.
찰스 가브리엘은 찬송가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비롯해 평생 찬송가 8000여 편을 작곡했는데, 아이나와 공동으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아이나는 1896년 동료 교사 제임스 오그돈(James Weston Ogdon)과 결혼하였고, 이후 오하이오 주로 이사하여 교사 생활을 했다.
글 쓰는 재주가 뛰어난 아이나는 교사 생활을 하며 찬송시 여러 편을 썼고, 찰스 가브리엘 같은 훌륭한 작곡가가 아이나가 쓴 시에 곡을 붙여 주었다. 여러 작품 활동으로 이름이 알려지자 다양한 곳에서 아이나에게 작사를 요청했다.
아이나는 아들을 낳은 해인 1901년에 찬송가 221장 ‘나 가나안 복지 귀한 성에’를 작사했다. 이 찬송은 한국 찬송가에서는 원본을 찾지 못해 작사 작곡 미상이라고 알려졌지만, 아이나가 쓴 시 ‘생명수 흐르는 곳에 살리라(Living Where The Healing Waters Flow)’가 그 원본이다. 이 찬송시에 피터 빌혼(Peter P. Bilhorn, 1865~1936)이 ‘가나안 성(City of Canaan)’이라는 곡을 붙여 현재 부르는 찬송가가 되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다
아이나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던 1916년 어느 날, 별안간 아버지 윌리엄 윌슨(William Wilson)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이나는 부랴부랴 아버지가 계신 병원을 찾았다.
아버지는 큰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척추까지 골절되었지만, 기적적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병원 측은 온 정성을 쏟겠지만 아버지의 생명이 위태로우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만 말했다.
병원에서 아버지 곁을 지키던 아이나는 울다가 지쳐 탈진한 상태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제 아버지 좀 살려 주세요. 고통 속에서 의식을 잃은 채 데려가지 마시고, 건강을 회복해 주시고, 살 기회를 주세요.’
아이나의 간절한 기도 응답으로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한 지 3일 만에 의식이 돌아왔다. 아직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나는 아버지를 살려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고, 아버지가 완전히 회복되리라 믿었다.
아버지를 돌보다
아이나는 의식을 회복한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가 돌보았다. 교사 일도, 작품 활동도 그만두고 오직 아버지의 건강이 좋아지기를 바라며 정성을 다해 간호했다. 때로는 이러한 고난을 겪게 된 것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쾌유하게 해달라고 늘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러나 정성 어린 아이나의 간호에도 아버지의 병세는 더 나빠지기만 했다. 아버지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고, 아이나와 가족도 점점 희망을 잃어갔다.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갔다. 이제 아이나는 아버지가 가여운 만큼 자신도 참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3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아버지가 나을 수 있게 기도하고 간호했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고, 모든 것이 궁핍해졌습니다. 차라리 아버지가 편히 천국 가게 해 주세요.’
아이나는 점점 기력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고, 매일 밤이 새도록 아버지가 편안히 천국에 갈 수 있게 기도를 드렸다. 기도하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고, 말씀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게 되었다.
기쁜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나는 마가복음을 읽다가 말씀 한 구절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막8:34).특히 ‘자기를 부인하라’‘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으라’는 말씀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직접 하는 말씀 같았다.
‘하나님, 이 모든 고통과 어려움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도와주세요. 나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에 언제나 즐거워하겠습니다.’
아이나는 마음을 담아 찬송시를 써 내려갔다. 이 시는 절망 속에 빠져 있던 아버지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아이나가 이 찬송시를 쓴 1916년, 찰스 가브리엘은 바로 곡을 만들어 주었고, 찬송가 513장 ‘너희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도’가 완성됐다. 이 찬송은 선교사이자 찬양 인도자로 활약한 호머 로드히버(Homer A. Rodeheaver)가 기획하고 찰스 가브리엘이 편집하여 출판한 『황금 종(Golden Bells, 1923)』 41장에 처음으로 발표됐다.
이 찬송을 보면 과연 그리스도인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알 수 없는 고난과 슬픔 속에서도 항상 기쁜 마음으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드러내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34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