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에 관하여

등록날짜 [ 2013-06-12 10:05:30 ]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이 만든 세계 3대 오라토리오
묘사적 가사와 친숙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두드러

<사진설명>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은 1732년 3월 31일 오스트리아 로라우(Rohrau)라는 시골에서 태어났다. 8세에 슈테판 교회 소년합창단에 발탁되어 음악 지도를 받고,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일하며 작곡법을 배웠다.

1761년 헝가리 귀족 파울 안톤(Paul Anton Esterhazy) 후작에게 고용되어 관현악단을 관리하고 최상의 지원을 받아 작곡 활동을 했다. 후에 궁정악장으로 30년간 관현악단을 지휘하였고 평생 교향곡 104곡, 현악 4중주 83곡, 오페라 25편, 성가곡 14곡 등 엄청난 양의 악곡을 남겼다. 유머 감각도 뛰어나서 ‘놀람’이라는 교향곡 2악장에서 조용히 연주하다가 갑자기 큰소리를 내게 하여 음악회에서 졸기 일쑤였던 귀족들을 놀라게 하여 잠을 깨우기도 했다.

하이든은 영국에서 열린 헨델 음악회에 참석하여 깊은 감동을 받았다. 특히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들었을 때 큰 감동을 받고 그것에 뒤지지 않는 오라토리오를 쓰겠다고 작정했다.

하이든은 성경 창세기, 시편, 존 밀턴의 『실락원』을 바탕으로 ‘천지창조, The Creation’을 써 내려갔다. 1798년 66세 노장 하이든이 3년에 걸쳐 작곡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초연했고 무려 1시간 50분이라는 연주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큰 감동을 받았다. ‘천지창조’는 곧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여기저기서 연주회를 요청해 왔다. 하이든이 직접 자선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헨델의 ‘메시아’, 멘델스존의 ‘엘리야’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꼽히는 대작이 되었다. 하이든은 “내가 ‘천지창조’를 작곡했을 때보다 더 하나님과 가까웠을 때는 없었다. 나는 매일 무릎을 꿇고 작품을 쓸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였다. 작곡하는 동안 늘 하나님을 신뢰하였고, 하나님을 위대한 곡으로 찬양하고자 했다”라고 회고했다. 하이든은 작곡을 마칠 때마다 작품 끝에 ‘하나님께 영광(Laus Deo)’을 써 넣어 하나님을 향한 진심을 표현했다.

‘천지창조’는 하이든이 갈고닦은 대위법(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과 그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이 노련한 솜씨로 어우러진 작품이다. 하이든은 묘사적인 서법으로 가사를 쓰고 이에 어울리는 친숙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곡을 썼다. 이 작품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미하는 내용으로 모두 3부로 되어 있다. 1~2부는 대천사 가브리엘(소프라노), 우리엘(테너), 라파엘(베이스)이 합창으로 천지창조 과정을 노래하고 3부는 아담과 하와가 등장하여 하나님을 찬양한다.

1부는 창조 이전 혼돈 상태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는 과정을 표현하였다. 빛을 만드시고, 하늘을 지으시고, 물을 내시고, 바다와 산, 강과 시냇가, 초목을 창조하신 과정을 노래한다(1~14곡).

2부는 짐승을 창조하는 과정을 다뤘는데, 사자, 범 등 각 짐승이 지닌 특징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제6일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사람이 등장하고 천하 만물이 하나님을 우러러보며 웅대한 ‘할렐루야’ 합창이 벌어진다(15~26곡). 이렇게 엿새 동안 창조하는 과정이 각 파트의 균형 있는 화음으로 나타난다.

3부에서 아담과 하와가 합창으로 하나님의 크신 위엄을 찬양하고(27∼32곡), 마지막 34번째 곡에 이르러 웅장하고 힘찬 ‘아멘’을 합창한다.

하이든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여 탄생한 이 작품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사건을 음악으로 아름답게 표현하여 지금도 많은 이에게 깊은 은혜와 감동을 준다. 찬양은 오직 주님께 영광 돌릴 때 그 빛을 발한다.


/박창석
(주)일성 음악감독
연세중앙교회 헬몬찬양대 지휘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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