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12-10 09:50:38 ]
다양한 콘셉트 가능해 재미와 감동 전달 자유로워
복음 전하는 문화선교 활동에 더 좋은 작품 나오길
연세중앙교회 창작 뮤지컬 ‘그날’ 공연 모습.
무대공연 중 세계적으로 가장 호황을 누리는 장르가 뮤지컬이 아닐까 싶다. 뮤지컬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시작부터 흥행 여부가 예술성을 따지기보다는 관객 비위에 맞게 만든 예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1600년에 제작된 현존하는 최초 오페라 ‘에우리디체’까지는 논하지 않더라도, 오페라와 뮤지컬은 비슷한 점이 많다. 비슷한 점은 그렇다 치고 다른 점을 이야기하자면, 뮤지컬은 좀 더 다양한 부분을 자유롭게 수용하여 관객 기호에 더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는 점이다.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뮤지컬을 분류해 보면, 음악에 중점을 둔 ‘송 스루 뮤지컬(Song through musical)’, 극의 흐름과 줄거리에 무게를 둔 ‘아트 스루 뮤지컬(Art through musical)’, 댄스에 볼거리를 집중한 ‘댄스 스루 뮤지컬(Dance through musical)’ 등이 있다. 또 굳이 이 범주 안에 분류하지 않더라도, 직관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때 참으로 다양한 콘셉트와 아이디어가 재미와 감동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야기, 음악, 움직임…. 사람이 가진 언어와 감정, 생각과 몸짓이 만들어 내는 2시간 내외의 무대는 공연장에 모인 관객을 같은 희로애락의 흐름에 하나 되게 한다. 뮤지컬의 본고장은 미국 브로드웨이로 영국 웨스트엔드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룬다.
현재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캣츠(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레미제라블(미셸 숑베르 작곡)’ ‘미스 사이공(미셸 숑베르 작곡)’이다. 이 작품들은 모두 카메룬 매킨토시가 제작했다는 점과, 같은 작곡가의 작품이 두 작품씩이라는 점이 꽤 흥미롭다. 또 가장 미국적인 문화라 할 최고 흥행작들이 유럽 작곡가들에 의해 쓰인 사실 또한 아이러니컬하다. 클래식 음악에 가까운 사운드의 ‘넘버’(뮤지컬에 사용되는 노래들을 지칭한다. 오페라 ‘아리아’와 비슷한 뜻)들이 이들 작품에 많이 등장하며, 작품의 규모가 굉장하다.
4대 뮤지컬에 버금가는 훌륭한 작품들이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뿐 아니라 빈, 체코 등에서 속속 제작되고 흥행에 성공하여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나 외국의 유명 뮤지컬들을 우리나라 배우들이 우리말로 연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창작 뮤지컬 산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러한 세계와 우리나라의 문화적 흐름을 살펴볼 때, 뮤지컬이란 매체를 그저 바라보고 즐기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한낱 러브스토리나 고전 소설의 리메이크, 또는 더 흥미롭고 신비스러운 소재를 다루려고 유·불교를 동원하고 혼령을 등장시켜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판타지를 선보이는 베스트셀러 뮤지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상 사람들의 사랑과 비교가 되지 않는 천지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 인간의 죄를 사하시려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십자가를 지게 하신 그 크신 사랑을 전하는 음악극, 뮤지컬이 더 많이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에서도 문화선교 사업에 적극적으로 후원하며 지속적인 창작극, 창작 뮤지컬 제작과 공연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에 힘쓰고 있다. 성도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로 세계적인 공연물이 만들어져,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00년 전 예수를 못 박았던 그들처럼 지금도 계속해서 죄와 허물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알리는 멋진 뮤지컬이 우리나라에서, 우리 교회에서, 내가 함께하여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꾸며 기도한다.
추은희
작곡가
수원여대 외래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36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