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탈북을 소재로 한 영화 <48m>

등록날짜 [ 2013-07-30 17:12:46 ]

북한과 중국 사이 압록강 최단거리 48미터
그 사이를 두고 벌이는 처절한 탈출이야기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마스터 셰프 코리아>에 탈북자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열여덟 살에 탈북했다는 김하나 씨는 탈북하다 헤어진 아버지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탈북한 사연을 절절히 전했다.

“5일 동안 굶다가 설날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어요. 강을 건널 때 제가 잘 뛰지를 못하니까 아버지 발걸음도 느려져서 잡혔고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스무 살 아가씨의 흐느낌에, 냉정을 유지하던 심사위원들도 눈물로 공감했다.

멀게만 느껴지는 북한과 북한 주민의 참혹한 삶이 여러 매체에서 전해진다. 배우 차인표가 열연한 <크로싱>(2008) 역시 북한에 두고 온 아이를 찾으려는 부성애와 더불어 처참한 북한 현실을 알렸다. 최근 개봉한 영화 <48m> 역시 탈북을 소재로 북한 실상을 알리고 있다.

영화 제목 <48m>는 북한 양강도 혜산과 중국 장백현 사이에 흐르는 압록강 최단거리를 말한다. 강 폭이 가장 좁아 북한 사람들이 탈북 루트로 이용하는 만큼 경계가 삼엄하다. 강을 건너다 적발되면 즉각 총에 맞아 죽는다.

영화는 일가족 4명이 압록강 살얼음판을 한 발 한 발 건너다가 북한군이 쏜 총에 부모가 처참히 죽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자유롭게, 배부르게 살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강을 건너는 북한 주민들. 그들이 도강하지 못하게 방아쇠를 당기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보초병. 영화에서는 오십 보가 채 안 되는 강에서 펼쳐지는 현실을 가슴 시리게 그려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먹먹한 마음으로 상영관을 나오다, 엔딩 자막에서 한 번 더 숙연해진다.

“탈북한 이들 중 한국으로 온 사람들은 10%도 안 된다. 탈북자 대부분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목숨만 연명한 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을 떠돌고 있다. 강제 북송돼 처형당할까 두려워 쥐 죽은 듯이 산다.”



지난해 9월 열린 북한인권국제영화제에서는 48미터 강을 건넌 북한 주민들의 실상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국에 도착해서도 인신매매범에 의해 홀아비들한테 팔려가고,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되면 수용소에서 짐승처럼 지낸다.

겨우 돈을 모아 한국행에 올라도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해 동남아 국경에 버려져서 목숨을 걸고 바닷길로 밀항한다. 심지어 한국에 와서도 이방인이라는 시선에 힘겨워 한다. 물론 영화이기에 극적으로 구성한 부분도 있지만, 북한의 현실을 바탕으로 제작했기에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탈북인의 인권에 관심이 생기게 된다.

지난해 열린 제2회 북한인권영화제에서는 특히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 오혜원.규원 모녀 이야기를 다룬 <혜원아 규원아>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매체를 통해 드러난 북한 현실에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유엔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또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의 만행을 저지하려는 적극적인 행동도 일어났다.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이 영화를 본다면 북한과 통일에 대한 기도가 더욱 간절해질 것이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7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