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8-27 11:45:07 ]
가족이 웃음과 즐거움으로 악기 배울 수 있어
아름다운 화음으로 ‘하나’ 되는 기쁨 누려 보자
오케스트라는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악기로 하모니를 이룬다.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적이나 방향도 제각각이어서 같이 앙상블을 하다 보면 서로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반면에 서로 소통하며 내가 낼 수 없는 소리를 다른 사람이 채워 주는 연주를 경험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 매력으로 빠져든다.
한가족이라도(심지어 쌍둥이일지라도) 너무나도 개성 있게 창조하심이 경이롭다. 이러한 가족이 모여 오케스트라로서 함께 연주한다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일까? 엄마는 바이올린으로, 아빠는 클라리넷으로, 또 할머니, 할아버지는 플루트와 트럼펫으로…. 생각만 해도 즐겁다.
여러 가지로 바쁜 현대인들은 가족끼리 얼굴 보기도 힘들고, 대화하고 소통하기도 힘들지만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 소개한다. 2012년 3월에 전면 실시한 전국 초.중.고등학교 ‘주5일 수업제’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전국 16개 시.도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역문화예술기관, 국공립기관, 도서관, 극단, 소극장, 해외기관과 함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진행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가족을 중심으로 여가문화, 가족 학습문화 창출 그리고 공동체 화합을 도모하고자 차별화된 학교 밖 토요문화예술교육 사업을 벌였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에 선정된 부천 가족 오케스트라 ‘놀라운 패밀리’는 다양한 세대의 가족 구성원이 참여한 악단이다. 가족 오케스트라는 엄마와 아빠, 엄마와 아들, 할아버지와 손자처럼 2세대 이상으로 짜인 가족이 모여 음악놀이를 하며 악기도 배우고 같이 앙상블 연주도 한다.
오케스트라 일원이 된 가족들은 웃음과 즐거움 속에서 즐겁게 악기를 배운다. 오케스트라로서 화합을 이끌어 내려고 악기를 배우기 전에 손뼉 치기, 발 구르기 같은 몸풀기를 한다. 그리고 노래하고 돌아다니며 하이파이브 하기 같은 음악놀이로 긴장을 풀어 주고 악기를 즐기며 배우는 와중에 가족끼리 소통이 이루어진다.
나이도 다르고 습득 속도도 다른 이들이 어떻게 오케스트라를 이룰 수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동아리 모임처럼 먼저 배운 이들이 처음 악기를 배우는 자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또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부모가 옆에서 챙기며 지도하여 또래 학습보다 훨씬 더 빨리 악기를 익힌다. 합주할 때도 엄마, 아빠 성인 단원들이 지휘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면 아이 단원들도 함께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 간에 사랑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라 그런지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하며 특별한 하모니를 이루는 오케스트라 안에는 사연도 넘친다. 쉬고 싶은 토요일 오전이지만 가족과 함께하고자 참석하는 아빠,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인데도 손자와 함께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려고 오는 할아버지, 태교를 하려고 힘든 발걸음을 하는 예비 엄마도 있다.
가족과 하모니라는 공식에 빗대어 교회 식구들과 맺는 관계를 생각해 본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참가족이다. 물론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생김새도 너무나 다른 개성 강한 구성원이지만,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 뜻대로 살고 싶고, 주님을 찬양하고 싶은 마음은 예수께서 피 흘린 공로로 구원받은 자라면 같은 마음이리라.
성향이 달라 잡음이 날 수도 있지만, 주님과 이웃을 사랑함으로 조금씩 조율해 간다면 더 아름다운 화음으로 주님께 올려 드릴 수 있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아버지께 우리가 ‘하나’가 되길 그토록 원하시고 구하심이 생각난다(요17:11). 우리 모두 하나 되어 늘 아름다운 하모니를 주님께 올려 드리자.
“나팔 소리로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할찌어다 소고 치며 춤 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찌어다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찌어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찌어다 할렐루야” (시150:3~6)
/손영령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졸
부천문화재단 놀라운오케스트라 주강사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위 글은 교회신문 <35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