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6-11 10:38:57 ]
세계 문화유산으로서 관리와 보존에 관심 보여야
<사진설명> 남한산성.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대한 평가결과보고서에서 ‘등재(Inscribe) 권고’로 평가해 유네스코에 제출한 사실이 최종적으로 확인됐다. 이코모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World Heritage Committee) 자문기구로서 이코모스의 세계유산등재 권고는 큰 문제가 없는 한 등재로 이어진다.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이 제시한 열 가지 등재 기준 중에서도 (ii)‘특정 기간·지역 내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의 증거’와, (iv)‘인류 역사의 중요한 발달 단계를 보여 주는 탁월한 사례’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이 글에서는 세계유산등재기준에 따른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향후 보존관리를 위한 당국의 노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남한산성 세계유산등재 기준
등재 기준(ii)-남한산성은 ‘동아시아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를 보여 주는 군사유산이자 조선의 임시수도’였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1636)을 기점으로 본성(1624)과 외성(봉암성:1686, 한봉성:1693, 신남성:1719)으로 크게 나뉜다. 성벽에는 성문, 암문, 치성, 여장, 옹성, 수문 같은 다양한 방어시설을 설치하였다. 성내에는 군사시설인 연무관, 장대, 군포를 설치했고, 장기 농성전에 버틸 수 있는 각종 무기와 군량을 보관한 수많은 창고시설을 갖추었다. 또 평상시 유수부를 두어 행정·군사를 통합해 통치하게 하였다. 조선 시대 한반도에 분포한 행궁 21개와 달리 남한산성은 보장처로서 격을 갖추고자 종묘와 사직단(1711)을 둔 국내 유일의 산성이다.
또 동아시아 도성조성론의 근거를 제공하는 주례 동관고공기(BC 475~221년 제작 추정)에 기반을 둔 성제와 좌조우사(左祖右社), 면조후시(面朝後市) 원리가 산악지형에 적용된 매우 독특한 도시계획사례라 할 수 있다. 좌조우사는 조묘는 동쪽, 사직단은 서쪽에 조성하여 좌우대칭을 이루게 하고, 면조후시는 조정은 궁궐의 남측에, 또는 궁궐 대문은 남쪽을 향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따라서 성내 통치시설로는 행궁과 부속시설(내행전, 외행전, 내삼문, 한남루, 재덕당), 좌전과 우실, 성황단, 여단, 사직단, 숭렬전, 현절사가 있으며, 읍치를 위해 좌승당, 종각, 인화관(객사), 내아, 제승헌과 이아, 창고, 지수당과 연지를 조성하였다.
등재기준(iv)-남한산성은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의 시대별 층위가 결집한 초대형 포곡식 산성’이다.
한국 군사전략사를 되짚어 볼 때 남한산성은 국내 다른 산성과 비교할 수 없는 초대형 산성이다. 남한산성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주장성(672년)을 시작으로, 고려 광주부사 이세화를 중심으로 대몽항쟁을 극복하고, 조선 시대 병자호란을 겪는 등 국지도발전이 아닌 국가 간 부딪힌 전면전에 사용되었다. 실질적으로 성벽축성과 암문축성의 시기별 변화, 시대별 무기체계변화에 따른 성제변화를 고스란히 갖춘 성곽발달사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남한산성의 외성인 한봉성(1739년 개축)의 성벽축성방식은 수원화성(1796)에도 나타나, 조선 시대 성곽축성술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지속해서 수리.보수하여 그 완전성을 유지한다.
남한산성 보존관리 현황과 등재 후 관리
1907년 일제가 군대해산령을 내리고 성 안의 무기고와 화약고를 파괴하면서 행궁을 비롯한 성내 다양한 문화재가 인멸·훼손되었는데, 1970년대 이래 조직적인 보수, 정비, 재건 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특히 2001년부터 남한산성 가치성 재고와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국가적 관심과 노력으로 남한산성 행궁이 2012년 5월 24일 그 모습을 되찾았고, 행궁 앞에 조성된 행궁 권역도 일반 국민에게 전면 공개되었다.
남한산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방문객 수가 급증할 것이다. 따라서 문화유산과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자 ‘남한산성 종합정비 기본계획(2012)’에 기초하여 문화유산 보존관리, 경관관리, 관광관리로 구분하여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문화유산 활용과 관련하여 지역주민과 연계사업을 적극 진행 중이며, 남한산성 문화권 내 유형유산과 관련한 다양한 무형유산을 계승하고, 고증을 거친 발굴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역사성과 진정성에 바탕을 둔 다양한 무형유산들을 발굴하고 고증을 근거로 복원해 나갈 계획과, 방문객이 보고 즐길 다양한 문화, 교육, 홍보 전시사업을 계획 중이다.
문화유산은 현세대에서 그 진정성과 완전성을 보존.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손에게도 전해 주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다는 사실은 국제적으로 문화유산의 가치와 현재 보존관리 상태의 양호함을 인정받는 것이라 앞으로 세계유산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자체와 지역주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글 조두원
해외선교부, 헬몬찬양대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세계유산담당자
위 글은 교회신문 <38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