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친해지기] 새로운 음악, 현대음악을 느껴 보자

등록날짜 [ 2015-01-26 17:39:11 ]

클래식 외에 쇤베르크 12음 기법이라는 새로운 음악 등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음악 체계 느껴 보는 것도 색다를 것

 

아널드 쇤베르크는 오스트리아의 20세기 작곡가로 12음 기법의 창시자다. 그는 20세기 음악(현대음악), 그중에서도 1950년 이전 작곡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기나긴 중세 시대를 거쳐 바로크 음악 시대(17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인 장단조 음악이 음악계를 지배하여 20세기 초까지 클래식 음악의 주류를 굳건히 지켜왔다. 클래식뿐 아니라 현재 실용음악의 범주를 이루는 여러 장르(팝, 재즈를 포함하여 일반인이 즐겨 듣는 거의 모든 음악)도 장단조 시스템을 사용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미에 대한 욕구는, 300년을 넘게 음악계를 장악하고 있는 이 장단조 음악이 지겨워질 법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대중에게 이러한 조성 음악이 훨씬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사람들에게는 감성적으로 기댈 만한 친근한 매개체가 필요하기 때문일까.

 

19세기 후반, 조성 음악(장단조 음악)은 기대할 수 있는 뻔한 발전을 피하고자 다양한 기법을 선보였다.

 

그런데도 조성 안에서 일어난 어떠한 방법도, 조성체계에서 느껴지는 진부함을 해결해 줄 수는 없었다. 결국 많은 작곡가가 조성을 모호하게, 또는 완전히 없앨 방법을 모색한다.

 


12음 기법 창시자, 아널드 쇤베르크


새로운 음계, 첨가음과 불협화음 등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각양 창출해 내었다. 하지만 조성을 탈피하는 방법이 모호하거나, 논리적이지 않고, 절대적인 질서를 가진 음계가 좀처럼 출현하지 않았다.

 

조성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지만, 대신할 만한 절대적인 법칙이 생성되지 못하고 작곡가들의 무한한 상상력에만 의지하던 이때에, 쇤베르크가 창시한 12음 기법은 과학적이며 합리적이었다.

 

옥타브 안의 12반음을 전혀 중복 없이 써서 음렬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전곡의 모든 선율적, 화성적 요소를 구성하는 작곡법에 도달하여 이를 ‘12음 기법’이라 불렀다. 12음 기법은, 조성 음악이 지니는 방향성, 중력과도 같은 으뜸음과 딸림음으로의 귀결을 배제하고, 옥타브를 반음 간격으로 나열한 12음에 똑같은 비중을 주고자 음의 출현 횟수를 고르게 분배하여 사용하는 것이 주된 원리다.

 

오랜 시간 연구하고 여러 방향으로 검증하여 시행된 12음 기법은 이후에도 많은 작곡가가 작곡에 사용하였다. 특별히 신(新)빈악파로 불리는 삼인방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은 12음 기법을 더욱 견고히 다졌다.

 

12음 기법이 완성되어 사용된 지 100년이 지났고, 쇤베르크 이후 작곡가들은 크든 작든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장단조 시스템의 조성 음악만큼 일반화, 대중화해 상용되지는 않았다.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수많은 관점에서 수많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어떤 작곡가가 한 인터뷰에서 ‘1%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현대음악’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고, 현대음악을 1%나 되는 사람이 즐길 수 있을까 하며 오히려 놀라기도 하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를 대표할 음악의 정체성은 다양성이 아닌가 싶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음악은 공기보다도 가볍지만, 어떠한 물리적인 힘보다 강하기도 하다. 돌처럼 단단한 마음을 녹이기도 하고, 슬플 때 기쁨을 주기도 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할 수도 있다.

 

클래식 음악이 진부하다고 느껴질 때, 조금 더 새로운 음악을 들어 보고 싶을 때, 1%의 청중 안에 내가 속하는지 알고 싶다면 20세기 음악, 현대음악을 한 번 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추은희

작곡가

수원여대 외래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4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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