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친해지기] 우리 아이, 어떤 악기를 배우면 좋을까

등록날짜 [ 2015-02-02 22:50:34 ]

음악교육을 선행한 후 악기교육과 병행하는 게 좋아

아이의 기질과 성격에 따라 그에 맞는 악기 선택해야

 

요즘 아이에게는 1인 1악기가 대세라지만, 초등학교 수행평가만을 대비한 악기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악기 교육은 아이의 두뇌를 발달시키고 정서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아이의 첫 악기 선택에 몇 가지 사항을 알리고자 한다.

 

음악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미 다들 알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듣기만 해도 머리가 좋아진다는 ‘모차르트 효과’는 과학적 근거와 함께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같은 유명한 과학자나 의사 중에 음악성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사실 역시 음악교육이 뇌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유아기에 듣는 음악은 좌뇌와 우뇌를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뇌량(腦梁)을 발달시켜 양쪽 뇌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음악을 이해하는 역할을 하는 우뇌는 10세 미만까지만 열리므로 어려서 접한 음악이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좋은 음악을 듣고 악기를 연주하는 동안에는 아이의 두뇌가 안정되어 학습능력이나 집중력이 향상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느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음악교육은 음악을 듣고 즐거워하는 것에서 시작해 점차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좋아 악기교육에 엄마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악기교육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악기교육이 좋다고 해도 무턱대고 시작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악기 특성이나 아이 성향에 따라 악기를 배울 적기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악기를 다루려면 손가락과 팔 등 소근육을 사용해야 하므로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배우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악기교육을 시작하는 시기는 6~7세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음악교육을 선행한 후에 악기교육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으므로 특별히 시작 시기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연주보다는 즐기는 것이 먼저

 

유아기에는 악기를 접하기보다 다양한 음악활동을 통해 기초 음악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 음악교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무엇을 배운다기보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음악을 놀이로 즐김으로써 아이에게 음악을 친숙하게 해 주는 점이 중요하다.

 

그다음에는 타악기로 본격적인 악기교육을 시작하는 편이 낫다. 유아기 아이들이 눈과 귀, 몸으로 박자를 직접 맞추고 리듬을 배우는 데는 타악기나 리듬악기가 좋다. 이는 피아노나 바이올린처럼 어려운 악기를 접하기 전에 꼭 필요한 단계다. 그러나 아이의 습득 능력에 따라 악기교육을 시작하는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유아기에라도 제대로 된 악기교육을 시작하고 싶다면 만 4세 이후를 권장한다.

 

 

악기 선택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한다

 

악기를 접하는 시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악기 선택이다. 모든 전문가가 입을 모아 말하듯 아이가 원하는 악기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7세 이전 아이에게는 최대한 다양한 악기를 접하게 하는 편이 좋다.

 

유아기 때부터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면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악기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클래식 음악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내므로 아이의 감각을 자극하고 정서적 안정을 줄 뿐 아니라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장엄하고 웅장한 느낌의 음색과 잔잔하고 조용한 음색 등 폭넓은 음을 접할 수 있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클래식을 듣다가 아이가 반응하는 음색을 잡아내면 아이가 원하는 악기를 좀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악기를 처음 접할 때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악기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악기라 할지라도 실제로 다뤄 보고 관심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 음악교육기관의 선생님과 상담한 후 결정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양한 악기를 직접 보고 만지면서 아이의 신체적 특징이나 음악적 자질, 성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악기교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질별로 어울리는 악기

 

대부분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음색과 악기는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아이의 성향이나 기질로 악기를 선택하는 것도 악기를 선택하는 한 방법이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악기를 연주하면 아이는 생각이나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법을 터득한다. 아이의 성격과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악기로 부족한 감성을 보완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음악을 싫어하게 되거나 악기 연주를 꺼리는 등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내성적인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크고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해서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악기를 고르게 되는데, 차분하고 독립적인 아이라면 피아노를, 집중력이 높고 참을성이 많은 아이라면 바이올린이 적합하다.

 

외향적인 아이들은 활동적이라 여럿이 신 나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선택하면 교육적 효과가 커진다. 이런 경우 활동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타악기나 음량이 크고 묵직한 금관악기가 적당하다. 힘이 넘치고 주목받는 면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트럼펫, 행동이 부산하거나 자주 초조해하는 아이에게는 드럼이 적당하다. 아이의 기질과 악기 매치가 100%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글/ 유민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졸

CTS교향악단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위 글은 교회신문 <42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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