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6-23 18:24:09 ]
찬양은 하나님의 명령이고 우리가 지음받은 이유이니
여러 도구와 방법으로 조화롭고 아름답게 올려 드려야
‘10원, 20원, 30원….’ 관현악단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음표 하나를 연주할 때마다 속으로 세는 소리다. 바이올린이 가장 많은 음을 연주하는 악기인지라, 관현악단 내에서 같은 급료를 받아도 음표 하나당 단가가 그 정도밖에 안 됨을 빗댄 것이다. 그러면 커다란 심벌즈를 들고 있다가 딱 한 번 ‘쾅’ 울려 주는 연주자는 치는 순간 뭐라고 외칠까? “십만 원!”
물론 우리 교회 관현악단원들은 영혼의 때를 위한 충성자들이기 때문에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셈을 할 필요가 없다. 찬양하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뿐이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할 것에 대해 수도 없이 말씀하셨고 ‘악기’로 찬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려 주셨다. 특히 시편 마지막 편인 150편에서는 찬양에 쓰이는 악기를 하나하나 언급하고 있다.
금관악기-나팔
우선 시편 150편 3절에 나팔 소리로 찬양하라고 나온다. 나팔은 금관악기다. 바람을 불어넣는 리드가 따로 없고 관에 직접 입을 대서 입술의 떨림과 호흡을 이용해 크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음향학적으로 트럼펫 하나가 바이올린 서른 대와 맞먹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관현악단에도 나팔은 소수정예다. 적군이 쳐들어옴을 알리는 긴 뿔나팔을 쓰기 좋게 말아 놓은 악기인 호른, 트롬본, 가장 저음인 튜바 그리고 트럼펫이 대표적인 금관악기다.
레위기 23:24절에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칠월 곧 그 달 일일로 안식일을 삼을찌니 이는 나팔을 불어 기념할 날이요 성회라” 하셨고 우리가 공중에서 주님 만날 때, 신호의 소리도 나팔이다. 금관악기들은 오랫동안 연주하다 보면 악기 안에 침이 고이기도 하는데 간혹 연주 사이에 악기를 분해해서 이를 빼낸다. 주변의 동료들은 “으. 더럽다. 침이 저렇게나 많이 주르르 떨어지다니”라고 놀리고 본인들은 “절대 침이 아니다. 입김에 의한 수증기 같은 것이다”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우리 관현악단 자리 바닥에는 작은 그릇들이 있고 “침통이니 버리지 마세요”라고 적어 놓은걸 봐서는… ‘침’이다.
목관악기-퉁소
시편 150편 4절에는 퉁소로 찬양하라고 명령하셨다. 퉁소는 오늘날 목관악기에 해당한다. 창세기 4장의 유발이 가장 먼저 사용한 목관은 초기 플루트가 나무였고, 이름에 ‘목(木)’자가 들어가서 목관악기는 곧 나무악기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날 플루트나 색소폰같이 금속으로 만들었을지라도 바람을 불어넣는 리드가 있거나 입술을 옆으로 얹어서 연주하는 형태의 악기가 목관악기이다.
우리 교회는 색소폰 단원이 많은 편이다. “재즈 악단에만 있는 색소폰이 어떻게 오케스트라에”라고 하면 무식이 탄로 난다.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에도 색소폰이 편성되어 있고, 색소폰이 만들어진 시기가 모차르트, 베토벤이 활동한 이후인 근대여서 고전곡에 없는 것일 뿐, 알란 페터손를 비롯해 근현대 작곡가들의 교향곡 중에도 편성되어 있다. 고전적인 목관악기에는 플루트 외에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등이 있다. 파이프오르간도 목관악기와 같은 원리이고 그 전신인 ‘마그레파(mzgrepha)’는 이스라엘 백성이 목관악기를 발전시켜 예배에 사용한 것이다.
현악기-비파와 수금
시편 150편 3절과 성경 많은 곳에서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하라고 명령하셨듯이 현(줄)을 이용하는 악기들이 있다. 영어 성경에 ‘수금(Lyre)’ 또는 ‘하프(Harp)’로 되어 있는 현악기들은 때려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타현악기’라고 부른다.
오늘날 기타와 하프가 가장 보편화된 타현악기라 할 수 있고 오케스트라와의 협주곡도 많지만 악기 특성상 소리의 크고 멀리 나가는 속성이 떨어져서 교향곡 편성에는 자주 들어 있지는 않다. 반면 피아노는 타현악기의 단점을 가장 멋지게 극복한 타현악기다. 피아노의 건반을 누를 때 해머가 피아노의 팽팽한 줄을 때림으로써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시편 150편 3절에서 비파나 4절의 ‘현악’으로 찬양하라 할 때의 현악기는 오늘날 바이올린처럼 현을 활로 마찰시켜서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이다. 다윗은 본인이 수금 연주자이기도 했지만 역대상.하, 시편 등에서 여러 차례 현악기를 찬양에 사용했고 느헤미야 12장 27절에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족속이 성전을 다시 봉헌할 때도 현악을 사용하였다. 바이올린류의 찰현악기들은 음색이 섬세하고 멀리 퍼져 나가게 할 수 있어서 오늘날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타악기 종류들
또 타악기가 있다. 필자의 소견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높은 소리’와 ‘큰 소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찬양대에도 하이 소프라노나 테너가 중요한데 기악에서는 바이올린만큼이나 ‘큰 소리’와 ‘높은 소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타악기다. 그러므로 시편150편 5절에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찌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영어 성경에 제금은 심벌즈(cymbals)라고 되어 있고, 오늘날 한 번 치면서 “십만 원!” 외친다는 그 ‘심벌즈’, 경철 등을 대서 울리게 만든 미리암, 여인들이 애굽 탈출 시 찬양할 때 쓴 북과 탬버린 류가 이에 해당된다.
찬양은 하나님의 명령이고 우리가 지음받은 이유(사43:21)이며 질서를 따라 조화롭고 아름답게 올려 드리도록 하나님께서 방법까지 알려 주셨다. 말씀을 따라 충성하는 자들은 더욱 하나님만 바라보고 최상의 소리로 수종 들어 영광 돌리고 우리 교회 오케스트라와 모든 악기하는 성도들은 하나님께 영광 올려 드리는 찬양을 위해 끝까지 달려 나가야 할 것이다.
박성진
메리츠증권 상무 / 바이올리니스트
위 글은 교회신문 <43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