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명화 감상] 화가로 기독교 개혁 운동에 앞장서

등록날짜 [ 2015-07-07 14:05:37 ]

르네상스에 참여하지 않은 대표 화가, 루카스 크라나흐

당시 부유하면서도 가톨릭의 부패상을 널리 알리려 노력

 


루카스 크라나흐, '율법과 은총'(Law and Gospel, 1529년).



루카스 크라나흐(Lucas Cranach, 1472~1553)는 독일 작은 마을 크라나흐에 사는 화가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인 ‘크라나흐’는 고향 지명을 따서 화가 자신이 붙였다고 알려져 있다.

 

 

인물 설명

 

초상화에 능통한 루카스 크라나흐는 16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화가로서 뒤러, 그뤼네발트와 함께 독일 3대 화가로 손꼽힌다. 크라나흐는 북유럽에 영향력을 크게 미친 화가로 평가받고 있지만, 유럽 전역에 유행한 르네상스에는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화가였다. 1505년 비텐베르크의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의 궁정화가 자리에 오르면서 그의 명성이 점점 높아졌다.

 

크라나흐의 공방에는 주문이 쇄도했는데 유화, 수채화, 동판화, 목판화를 비롯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 냈다. 많은 도제(徒弟)를 고용했으며 엄청난 주문이 밀려와도 빠르게 제작하는 작업방식을 갖추어 다량으로 작품을 생산했다.

 

크라나흐는 남다른 재능이 많아 미술 활동뿐만 아니라 인쇄소, 약방, 주점까지 운영했다. 당시 비텐베르크의 납세신고자 중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제2인자로 기록될 만큼 경제적 부를 쌓았다. 크라나흐는 한때 정치가로서 상원의원 활동을 했고 1537년에서 1544년까지는 시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또 마르틴 루터와 친분이 두터웠다. 루터의 종교개혁사상을 대중에게 배포하는 일에 삽화를 그려 주어 이해를 도왔고 종교개혁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작품 설명

 

크라나흐의 작품 ‘율법과 은총’(1529년, 프라하)은 에덴동산의 선악과 사건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에 이르기까지 구약과 신약 내용을 한 화면에 모두 담아냈다.

 

그림 왼편에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음으로써 인류에게 죄가 시작되었음을 나타낸다. 그 위에는 모세가 돌판에 새겨진 십계명을 받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왼편 중간 부분에는 광야에서 천막생활을 하던 유대민족을 그렸으며 그 가운데에 놋뱀이 장대 위에 높이 매달려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원망해 불뱀에 물려 죽게 되었을 때, 장대 위에 매달린 놋뱀을 쳐다보는 자마다 생명을 얻은 사건을 묘사한 것이다. 이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를 믿는 자마다 구원을 얻는다는 인류 구속사역을 예표한 것이기도 하다.

 

그림의 오른편 윗부분에는 동정녀 마리아가 서 있으며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를 수태할 것을 천사에게 전해 듣고 있다. 그 아래에는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가 보인다. 그림 오른쪽 아랫부분에는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 마귀를 상징하는 뱀의 머리를 짓밟고 서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승리를 표현했다.

 

그림 중앙에는 죄인임을 나타내는 벌거벗은 사람이 앉아 있고 그를 중심으로 좌우에 이사야 선지자와 침례 요한이 예수를 소개하는 몸짓으로 예수를 향해 가리키고 있다. 이사야 선지자는 십자가에 달려 고난받으실 예수를 이사야서에서 예언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같아서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사53:5~6).

 

침례 요한도 예수를 향해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1:29)라고 소개했다.

 

그림 중앙에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아담과 하와의 원죄의 시작을 표현했고, 모세가 하나님에게 받은 율법이 인류를 정죄해 정죄받은 인류가 결국은 사망에 이른다는 사실을 관 속에 누인 죽은 사람으로 상징해 놓았다. 오른쪽에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등장해 예수를 믿는 자마다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을 함축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율법의 행위로서는 구원받을 수 없으나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복음주의 신앙을 표현한 것이다.

 

크라나흐는 이외에도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에 그림을 넣어 출판하는 일을 도맡았고, 루터의 초상화 여러 점을 그려서 대중에게 제공하였으며, 가톨릭교회의 부패에 대항한 사상을 널리 전파하는 일에 크게 이바지했다.

 

문준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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