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8-29 14:58:00 ]
지휘자 없이 모든 연주자가 동등하게 음악적 관심 공유
그룹으로 하지 않고 각 분야 악기 하나씩 대표로 연주
<사진설명> 연세중앙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한정덕 독주회에서 ‘피아노 삼중주’ 실내악 연주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24일(주일) 오후, 연세중앙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는 피아니스트 한정덕 독주회가 열렸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셨으리라 믿는다. 필자는 독주회 2부 순서 ‘피아노 트리오’ 또는 ‘피아노 삼중주’(바이올린·첼로·피아노)라고 부르는 실내악 연주에서 바이올린을 담당했다. 그때 느낀 점이 있다. 하나님을 찬양할 때 혼자보다 여럿이 하면 더욱 힘 나고 아름다운 하모니로 주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피아노 삼중주’와 같은 실내악을 소개하려 한다. 실내악은 연주자 여러 명이 음악을 조율하고 화합해 소리 내는 연주 방식이다.
실내악(Chamber Music)은 서양 고전 음악 중 한 장르다. 독주자나 지휘자 없이 모든 연주자가 동등한 음악적 관심을 공유한다는 특징을 띤다.
실내악은 바로크 시대에 이탈리아 ‘무지카 다 카메라(Musica da Camera)’에서 시작했다. ‘카메라’는 ‘사진기’라는 뜻이 아니라 ‘방(房)’ ‘실(室)’을 뜻한다. 왕족·귀족·부호가 호화스러운 방에서 연회와 무도회를 열 때 했던 연주가 실내악의 시초다.
중세에도 작은 규모로 합주 음악회를 열었다. 당시 궁정은 공공장소여서 가정용 음악을 창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16세기 들어 기악을 즐겼고, 아마추어들이 성악곡과 기악곡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두었다. 그때 실내악은 부유한 가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귀족 저택에서는 밤에 정기 음악회를 자주 열었다. 음악가들은 가족과 손님 앞에서 작은 규모로 연주했다. 저택에서는 전문 음악가를 한 사람 이상 두었다. 17세기 이탈리아에서는 왕자가 별도로 실내악 작곡과 연주를 담당할 전문음악가를 임명하기도 했다.
낭만주의 시대인 19세기에는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왕성히 연주했다. 20세기에는 이를 거부하고 실내악에 관심을 많이 두었다. 실내악과 관현악은 차이가 있다. 관현악에서는 각 분야를 악기 그룹이 연주한다. 실내악에서는 각 분야를 대개 악기 하나가 연주한다.
실내악 악기 편성 종류
실내악 악기 편성 중 흔히 쓰이는 세 종류를 소개한다.
■이중주(duo)-악기 두 대로 하는 중주. 독주에 적합한 멜로디 악기와 피아노 또는 쳄발로(16~18세기에 쓰인 건반 악기)로 편성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첼로와 피아노 구성을 자주 볼 수 있다. 피아노와 쳄발로를 쓰지 않는다면, 바이올린과 비올라처럼 음질은 비슷하고 음역은 다른 악기 두 대를 편성한다. 그러지 않으면 종합적인 울림이 빈약해진다. 음역도 좁아진다. 음악의 안정감 역시 떨어진다. 모차르트 작품에서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이중주를 볼 수 있다.
■삼중주(Trio)-피아노·바이올린·첼로로 구성된 중주. 하이든이 그 정형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악기 세 대가 대등한 밸런스를 취하지 않았다. 베토벤 중기 작품에 이르러 피아노 삼중주의 모범이 실현됐다. 현과 피아노의 음량과 음색 문제, 거기에 양자 간 조율법 차이 등이 주요 장애로 떠올랐다. 낭만파 이후 작곡가는 이 분야에 뛰어들지 않았다. 적어도 현악 사중주와 비교할 때 그렇다. 대신 피아노 삼중주에는 작곡가들이 노력하고 새로운 연구를 했다.
■현악 사중주(quartet)-현악기 네 대(보통 바이올린 둘, 비올라 하나, 첼로 하나)로 함께 연주하는 방식, 또 그런 악곡을 말한다. 이 편성은 서양 고전음악 실내악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악 사중주는 악기 모두 음을 고루 분담한다는 특징을 띤다. 이 밖에도 현악 오중주(quintet), 육중주(sextet) 등 여러 편성이 있다.
성경 속 악기, 수금(하프)
성경에는 악기를 간단히 언급한다. 구약 시대 음악은 다윗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윗이 수금, 즉 하프를 어떤 형태로 사용했는지 알려 주지 않는다. 여하튼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무로 된 희귀하고 값진 수금을 포함해 여러 악기를 발명했다는 사실은 역대하 9장 11절, 아모스 6장 5절에 나타나 있다.
“왕이 백단목으로 여호와의 전과 왕궁 층대를 만들고 또 노래하는 자를 위하여 수금과 비파를 만들었으니…”(대하9:11).
“비파에 맞추어 헛된 노래를 지절거리며 다윗처럼 자기를 위하여 악기를 제조하며”(암6:5).
이런 악기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실내악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피아노 삼중주, 현악 사중주 등 악기 구성에 따라 여러 편성법으로 분류된다. 하나님이 바라보실 때는 ‘기뻐 받으시는 찬양’과 ‘그렇지 않은 찬양’으로 나뉜다. 그 어떤 아름다운 소리와 찬양일지라도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시면 의미 없는 소리일 뿐이다. 성도인 우리는 하나님께 은혜 입은 피조물로서 매 순간 기쁨과 감사로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 드려야 한다.
/박은혜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위 글은 교회신문 <49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