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10-11 15:07:14 ]
베네수엘라 아동 청소년 대상 무료 음악 교육
연령별·수준별 학습으로 음악성과 실력 향상해
<사진설명> 한국 ‘꿈의 오케스트라’ 연습 장면.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와 결연, 현지인 지도자가 방한해 교육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1975년 베네수엘라에서 아브레우 박사가 청소 년 11명에게 악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음 악 교육을 시작한 오케스트라 교육 운동이다. 이후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지 난 37년간 어린이와 청소년 300만 명에 게 음악 교육을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마약, 범죄, 총기사고에 노출된 빈민가 아이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협동심·이해심·질 서 의식·소속감·책임감도 심어 주었다.
교육에 참여한 아동, 청소년의 개인적 인 변화는 물론 베네수엘라 오케스트라 의 예술 성취와 사회 변화에도 큰 파장을 가져왔다. 엘 시스테마 출신인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난 2009년 28세 나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아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여기에 주목한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에서도 각 지역 실정에 맞춘 엘 시스테마식 사업을 추진했다. 엘 시스테마 교육 과정은 다음과 같다.
연령별 세심한 교육 진행
엘 시스테마 교육은 연령별, 수준별로 학습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학생들의 성장 단계에 따른 신체, 정서, 심리 특징을 고려하여 맞춤형 교육을 하는 것이다.
연령별 교육은 다시 세분화한다. 유아기는 2~3세, 4세, 5~6세로 나누고, 아동기와 청소년기 역시 연령을 나눠서 미묘한 차이까지 포착해 세심하게 교육한다. 특히 유아기 1년 동안 입문 과정을 통해 아 이들은 음악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접 한다. 음악 기초지식이 없는 아동기, 청소년기 학생들도 따로 3~6개월 입문 과 정을 이수할 수 있다.
학생들이 필요한 기술, 음악 지식, 학습 태도를 얼마나 배우고 소화했는지 하루 세 번 평가한다. 학생들은 평가 기준 에 따라 75% 이상 성취하면 다음 단계 로 올라간다.
실제 연주회에서 연주할 수 있게 가르쳐
엘 시스테마 교육은 실제 연주회에서 연주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 목표다. 성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연주회를 열어 반드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실력을 증명한다. 마찬가지로 엘 시스테마에 속한 학생들도 연주회를 염두에 둔 교육을 받는다. 3개월마다 다른 레퍼토리(연주 곡목)를 습득한다.
아동기와 청소년기 교육 과정은 악기 별 그룹 수업, 파트별 연습, 전체 합주, 연주회로 진행된다. 연주회를 제외한 나머지 수업은 초급·중급·고급 단계로 나뉘고 수준과 단계가 높아질수록 전체 합주 횟수가 늘어난다. 주 7~8회, 14~16시간 교육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시간을 합주에 할애한다.
유아기에도 교육 과정의 마지막에 반드시 연주회를 거쳐야 한다. 이 시기에는 현악 앙상블 위주로 교육을 진행한다. 놀이와 몸놀림, 노래 부르기,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이용한 입문 과정을 1년 간 주 1회 진행한다. 악기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1단계부터는 개인 레슨, 그룹 레슨, 이론 수업, 전체 합주를 주 6~8회, 매 회 30분~2시간 정도 한다.
교육의 확대, 합창 연습
합창 교육을 필수로 병행한다. 합창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음악 활동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악기인 목소리를 활용해서 음악에 쉽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 목소리로 노래하다 보면 신체 에너지를 잘 사용하는 법과 집중력을 기르고 음악 용어와 곡 해석, 나아가 음악 본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유아기에 합창 교육을 하면 청각과 호흡이 발달하고, 레퍼토리 이해를 도울 수 있다. 합창 능력이 생기면 연주 기법을 습득하기도 훨씬 쉽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한국형 엘 시스테마인 ‘꿈의 오케스트라’사업을 실시했다. 그 성과로 2013년 세종문화회관 대 극장에서 ‘2013년 꿈의 오케스트라 합동 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일반 학교에서도 기존 엘 시스테마를 모델 삼아 오케스트라를 창설하고 있다. 입시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이들의 성공적인 교육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오케스트라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손영령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부천문화재단 놀라운오케스트라 주강사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위 글은 교회신문 <49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