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클래식에 대한 오해

등록날짜 [ 2017-01-10 15:33:06 ]

클래식 음악 중에도 반(反)기독교적이고 부적절한 작품 많아
성경적 분별력 가지고 무분별한 수용 경계해야


한때 교회에서 하나님께 찬양하는 악기로 드럼이나 전자 기타를 편성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거룩한 교회에서 드럼이나 기타 같은 세속적인 악기를 사용하는가?’라는 비판이 거셌다. 드럼이나 기타는 록음악에만 사용한다는 편견 탓이었다.

이에 비해 교회에서 클래식 음악은 관대히 대했다. 그렇다면 클래식이라고 해서 교회에서 자유롭게 연주해도 될까? 클래식이 기독교 문화를 바탕으로 발전했다는 생각에 교회에서 별다른 검증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깊이 고민해 볼 문제다. 가령 모차르트 곡 오페라 <마술피리>는 태양신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성도가 이를 몰라서 열심히 듣고 감명을 받는다. 선율은 좋지만, 마치 교회에서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것과 같다.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왜 교회에서 모차르트(1756~1791) 곡 <마술피리>를 연주하면 안 될까. <마술피리>는 이방종교 의식(儀式)을 다룬다. 주인공 ‘자라스트로’는 이집트 신전에서 이시스(Isis)와 오시리스(Osiris)라는 신을 섬기는 사제(司祭)다. 따라서 곡 전반에 이방 신에게 기도하고 찬양하는 내용이 흐른다.

<마술피리> 중 아리아 ‘밤의 여왕’은 유명하다. 여왕이 자기 딸에게 저주를 내리는 내용인데, 여왕은 자라스트로를 죽이라는 명령을 거부하는 딸에게 “지옥의 복수심이 불타오른다”라고 저주를 퍼붓는다. 모차르트 곡이 유아(幼兒)의 창조력 계발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크리스천조차 태아(胎兒)에게 무분별하게 모차르트 곡을 들려주고 있다. 이는 분명 경계해야 한다.


<사진설명> 오페라 <마술피리> 중 아리아 ‘밤의 여왕’에서 밤의 여왕이 딸을 저주하는 장면. 예수 믿는 성도라면 클래식이건 기타 장르건 바른 분별력을 가지고 수용해야 한다.


바흐의 종교곡 VS 세속곡
음악의 아버지 바흐(1685~1750)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다. 바흐 음악 작품에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과 신학적 사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바흐는 신학을 공부했기에 오늘날로 따지면 ‘찬양 사역자’라 하겠다. 바흐 곡은 대부분 교회에서 연주하는 데 별문제 없다.

하지만 바흐도 세속적인 곡을 지었다.

바로 <칸타타 BWV 211>이다. ‘커피 칸타타’라고 알려진 이 곡은 커피하우스에서 연주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커피 홍보 음악인 셈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바흐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커피 칸타타’를 교회에서 연주할 수는 없을 터.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1913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가 지은 발레곡 <봄의 제전(祭典)>을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할 당시, 공연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방종교 제사의식을 다룬 내용이 기독교인에게 신성모독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스트라빈스키가 원래 이 곡을 작곡하려 한 것은 아니다. 위촉곡인 발레 음악 <불새>를 작곡하던 중,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이방종교 제사의식이 떠올랐다. 결국 <봄의 제전>은 태양신에게 살아 있는 젊은 처녀를 바치는 의식을 표현했다. 스트라빈스키는 말했다. “나는 공상속에서 장중한 이방종교의 제전을 보았다.” 신내림 내지는 환상을 본 것이다.


문화 수용에 성경적 기준 확고해야
클래식 곡 중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이 많다. 또 잔잔하고 서정적인 장르적 특성 덕분에 정서 함양에 좋다. 하지만 클래식 곡이라고 무조건 받아들이면 안 된다. 어떤 곡은 교회에서 연주하면 안 될뿐더러, 개인이 들어도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문제는 장르가 아니라 내용이다.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문화’는 중요하다. 예전에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 전쟁이 문제였다면, 요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전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적어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라면 문화를 받아들일 때 성경을 기준 삼아야 한다. 거창하게 신학적 기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상식선을 말한다. 아무 생각 없이 문화를 받아들이기에는 영적 타락에 노출될 요소가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성령의 분별력으로 이를 알고 분별해야 한다.

필자도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고 공부하면서 신앙에 어려움을 겪었다. 동성애를 주장하는 이의 곡을 연주해야 했고, ‘악마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은 곡을 연습해야 했다. 지금은 주님만 찬양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한다.

연세중앙교회 성도들만큼은 점점 타락해 가는 문화 속에서 하나님 말씀으로 분별해 자기 영혼을 지키고 악한 마귀 궤계에 속지 말아야 한다. 성도의 거룩한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박은혜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위 글은 교회신문 <51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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