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연세청년 비올라로 도쿄문화회관 뜨겁게 달구다

등록날짜 [ 2017-09-12 15:52:26 ]

대학청년회 소속 비올리스트 박하양 국제콩쿠르 3위 입상
심사위원 극찬 속에서도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감사

<사진설명> 2016년 4월 24일, 크론베르크 페스티벌 당시 솔리스트 연주를 펼치는 박하양 자매(가운데 왼쪽).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제15회 도쿄 콩쿠르 현악부문 최종 라운드가 지난 8월 31일(목) 동경의 가장 유서 깊고 권위 있는 동경문화회관에서 열렸다. 71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심포니와 협연해 경쟁하는 파이널 라운드에 단 5명이 진출했고, 비올리스트 박하양 자매(19세, 대학청년회)가 최종 라운드까지 경쟁을 벌여 입상했다. 박하양 자매는 일본문화재단과 한 비디오 인터뷰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고, 거금의 대회 상금도 주님께 첫 열매 예물로 드리기로 했다.

험난한 과정, 주님 은혜로 통과해
도쿄 콩쿠르 현악부문은 총 3단계를 거쳐 파이널 출전자를 가렸다. 연주 영상을 담은 DVD 심사를 통과하면, 제1라운드에서 100명 이상이 경연을 펼치고 제2라운드에 오른 11명 중 최종 5명을 뽑는 것이다. 제2라운드를 앞두고 연세대 김상진 교수는 제자인 박하양 자매에게 포시옹(A.Pochon)의 <파사칼리아(Passacaglia)>와 힌데미트(P. Hindemith)의 <비올라 소나타 Op.11-5>가 연주곡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보고  “아마 평생에 만날 가장 어려운 곡”이라고 할 정도로 난이도는 최고 수준이었다. 사실상 심사위원들이 비올라는 최종 라운드에 올려 보내지 않을 테니 할 테면 해 보라는 위협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리 파이널 라운드 진출. 이날 박하양 자매에게 “감동받았다” “팬이 되었다”며 찾아오는 선배 음악가, 반주자, 동료 경연자가 많았다. 오케스트라 내에서도 존재감 없이 늘 보조 역할만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비올라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박 자매에게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결승전에서도 평단 관객 놀라게 해
박하양 자매의 파이널 연주곡은 현대음악에 가까운 힌데미트(P. Hindemith)의 <비올라 협주곡, Der Schwandendreher>이었다. 무대에 선 박하양 자매는 쉽사리 활을 들지 않았다. 연주 시작 직전까지 관객을 압도하는 적막으로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듯이 몰고 가서야 일본 음악계에 떠오르는 지휘자 ‘츠노다 코스케’에게 시작해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연주를 시작하고 마지막 3악장을 마칠 때까지 연주 40분 동안 동경문화회관을 가득 메운 일본 음악계 관계자와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관객들은 ‘저 악기가 정말 비올라가 맞는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저음은 첼로보다 무겁고 고음은 바이올린보다 화려하면서 따듯했기에 쉴 새 없는 음악의 변화를 다양한 음색으로 더욱 변화무쌍하게 만들었다. 연주가 끝나자 국적과 관계없이 관객들의 갈채와 함성이 쏟아졌다.

심사집계 결과는 3위였다. 전날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의 노희성(19세)이 압도적 기량으로 우승을 확정 지은 후라서, 혹시 2017년에 일본인 우승자가 한 명도 안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긴장감이 컸던 콩쿠르였지만 일본 음악계는 ‘현악’ 부문에서 1, 2등을 나란히 차지해 자존심을 지켰고 비올리스트 박하양 자매는 3위에 입상했다.

콩쿠르가 끝난 후 지휘자 츠노다 코스케씨는 “당신의 연주는 콩쿠르에 나온 학생의 것이 아니라 전문 연주자의 것이었고, 반드시 다시 협연해 보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 왔다. 또 비올리스트 출신인 고령의 심사위원은 통역을 대동해 “평생 비올라를 했지만 어린 네가 내게 새로운 세계를 보게 했다”고 격려했다. 한 외국인 심사위원은 “순위 결정 과정이 치열했고, 비올라 연주에 한없이 감동 받았다”고 했다. 많은 음악계 관계자와 재단, 오케스트라 실무진, 기획사 등이 찾아와 향후의 협연 스케줄을 의논하면서 연주 당시의 뜨거웠던 감동을 실감케 했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
비올리스트 박하양 자매의 해외 연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파리 레오포드 벨랑 국제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고, 2016년 세계적인 독일 크론베르크(Kronberg)음악원 실내악 페스티벌에 초청돼 비올라 솔리스트로서 연주했다. 무대 커튼콜 당시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무대로 박하양 자매를 들어 올려 준 일화도 있다.

2015년 겨울, 뉴욕 카네기홀에서 링컨재단 초청을 받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연주했고, 이 외에도 최대의 비올라 음악제인 일본 오타루 페스티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랑스 알프스 등 많은 유명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연주했다. 유튜브(Youtube)에 올린 헨델의 파사칼리아(Passacaglia) 연주 영상은 정통 클래식으로서는 드물게 전 세계적으로 조회 수가 80만 건이 넘는다.

예원 수석 입학 후 2014년 졸업연주회 당시 비올라로서 드물게 졸업생 대표 협연자로 선발되어 예술의전당에서 협연했다. 2015년 고등학교를 건너뛰고 곧바로 수시입시를 거쳐 연세대 관현악과에 진학해 현재 3학년이다.

박하양 자매는 “비정상의 시간, 많은 사람의 타깃이 되는 환경에서 비올리스트가 되어 가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하나님이 붙드시지 않으면 살 수 없기에 악기 케이스에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라고 써 붙였다”고 말한다. 박 자매가 사람의 칭찬이나 질시와 상관없이 ‘오직 예수님만 주인으로 붙드는 것’이 더욱 믿음이 되어 하나님께서 쓰시는 도구 되기를 기도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나윤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4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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