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멘델스존의 첫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

등록날짜 [ 2019-06-03 13:13:21 ]

제1부 22곡은 스데반이 돌에 맞아
순교하는 사도행전 내용이고
제2부 23곡은 바울이 다메섹에 가다
회개한 후 이방전도 시작하는 내용
올 하반기 주님 기쁘시게 하길 소망



2012년 7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된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의 한 장면. 최훈차 지휘자가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다.


독일의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은 38세에 요절하기까지 19세기 독일의 초기 낭만주의 음악을 주도해 서양음악사에 큰 업적을 이루어 놓았다. 바흐가 죽은 지 80여 년이 지난 후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복원해 바흐를 지금의 ‘음악의 아버지’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 유럽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음악원을 설립해 형편이 어려운 음악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펠릭스’가 독일어로 ‘행운아’인데, 펠릭스 멘델스존은 여느 음악가와 달리 유복하게 살았고,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둔 음악 활동을 펼쳐 나갔다.


스데반의 순교에서 사울의 회심에 이르기까지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은 1836년 5월 22일 뒤셀도르프의 라인음악축제에서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됐다. 제1부 22곡은 초대교회 집사인 스데반이 유대인들에게 돌에 맞아 순교하는 사도행전 내용을, 제2부 23곡은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예수의 음성을 듣고 회개한 후 사도로서 이방전도를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멘델스존은 찬송가 선율을 딴 ‘코랄(회중찬양)’을 신앙 분위기를 고양할 목적으로 사용했다. <사도 바울> 중 코랄 ‘깨어라! 부르는 소리 있어’는 암흑 속에 희망의 햇살이 비치는 듯한 효과를 냈다. 스데반을 돌로 쳐 죽이는 부분은 야만적인 거친 리듬과 기괴한 소리로 묘사된다. 제1부 주요 곡들을 소개한다.

▨ 제1곡 서곡
관현악이 바흐의 칸타타 선율을 느리게 연주한다. 이윽고 속도가 빨라지면서 변주가 일어나고 관현악단 전체가 칸타타 선율을 힘차게 노래하면서 끝을 맺는다.

▨ 제2곡 합창 ‘주는 홀로 하나님이시다’
힘차고 감동적인 합창곡이다. “주여”를 세 번 반복한 후 “온 천지만물 다 주의 것이로다”라는 가사가 이어진다. 여성 파트가 선창하면 남성 파트가 이를 받아 곡을 힘차게 진행시킨다.

▨ 제7곡 소프라노 아리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는구나’
관악기를 느리게 연주한 후 소프라노가 한(恨) 많은 선율로 “예루살렘, 귀한 선지자를 죽인 예루살렘, 돌로 치는구나”라고 간절히 부른다.

▨ 제11곡 합창 ‘시련을 견딘 자 복 있네’
첼로의 선율미 넘치는 전주에 이어 베이스 파트가 “시험 참는 자 복 있네 축복 있네”를 노래한다. 첼로가 온화한 분위기로 음악을 주도한다.

▨ 제13곡 알토 서창과 아리오소(짧은 독창곡)
“사울이 일행과 함께 다메섹 갈 때 대제사장의 명령을 받아 주 믿는 남자와 여자를 체포하러 갔다”라는 짧은 서창 후에 “주는 저를 잊지 않으사 저를 기억하신다”라며 호소력 짙게 노래한다.

▨ 제14곡 회심
사울이 다메섹에 가까이 올 때 홀연히 큰 빛이 하늘에서 비추었다. 사울은 땅에 엎드려 자기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남성 솔로가 “뉘십니까”라고 묻자 합창단이 주의 음성으로 “나는 네가 핍박하는 나사렛 예수다”라고 답한다.

▨ 제15곡 합창 ‘일어나 비추라’
격렬한 관현악 전주 후 합창이 “일어나 비추라, 네 빛 왔고 주의 영광 임했네”라고 힘차게 노래한다. 곡 말미에 “일어나 빛 발하라”라고 힘차게 합창한 후 절정에서 금관악기의 팡파르로 끝맺는다.


오라토리오 속 성경 말씀처럼 성도 심령에도 말씀 담고 순종해야
<사도 바울> 합창을 들으면 성경 말씀을 오라토리오에 그대로 담으려 한 멘델스존의 의도를 느끼게 된다. 2부에도 제40곡 “죽기까지 충성하라 생명의 면류관 네게 주리라”(계2:10), 제44곡 “선한 싸움 다 싸웠고 달려갈 길 다 갔고 믿음 또한 지켰으니 의의 면류관을 주가 주시리로다”(딤후4:7~8)라며 성경 말씀을 가사로 사용한다.


주님께서는 예배 시간마다 바울과 같이 쓰시는 주의 사자를 통해 전도하고 죽도록 충성하라고 애타게 당부하신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살 찢고 피 흘려 우리 죄를 씻어 주시고 지옥에서 건져 주신 갚을 길 없는 은혜를 안다면, 이에 순종할 수밖에 없다. 상반기를 결산하면서 말씀에 순종한 것은 주님께 영광 돌리고 순종하지 못한 것은 철저히 회개해 하반기에는 신령한 열매를 맺어 주님을 기쁘시게 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ZmUCOI0Irls




/박은혜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위 글은 교회신문 <62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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