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이별의 아픔을 신앙으로 승화한 <우리 이 땅에>

등록날짜 [ 2019-11-07 11:28:32 ]

젊은 지인 두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

천국 없다면 어찌 그 고통 견디랴

깨달으며 눈물로 지은 찬양 곡

천국 바라며 영생 주신 주님께 감사

 

 

C.C.C.(한국대학생선교회) 대구지부 학생 대표였던 최용덕 씨는 1986 2월 회관 사무실에 있다가 부산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한 형제는 대구 K대 학생으로 동료 10여 명과 함께 부산 태종대로 친목 여행을 떠났던 터였다. 형제가 전화기에 대고 울부짖었다.

 

“형! 여기 부산인데요. 큰일 났어요. 대진이가 파도에 휩쓸려죽었어요.”

 

최용덕 씨는 수화기를 든 채 넋을 잃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대진이가 죽다니대진이가?’

 

사흘 만에 수색대가 찾은 싸늘한 시신을 앞에 두고 최용덕 씨는 통곡했다. 성실한 그리스도인 대진이는 대학 3학년 꽃다운 청춘이었다. 음악 선교단의 리더로 밤낮없이 복음을 전하려고 애쓰고 고생하던 전도자였던 그는 창작 찬송 몇 곡을 유작으로 남기고 어느 날 홀연히 최 씨 곁을 떠났다. 찬송집 『찬미 예수 1500』의 431장이 그의 유작 중 하나다.

 

대진이가 떠난 지 꼭 석 달 후 최용덕 씨는 청천벽력 같은 또 하나의 급보를 접했다. 대구와 포항을 분주히 오가며 대학 캠퍼스 사역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던 간사 하나가 과로로 갑자기 소천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간사는 이제 겨우 서른셋 청년이었다. 엊그제만 해도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던 간사였는데 이 땅에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영원한 천국 소망하며 지은 노래

최용덕 씨는 두 지인의 장례를 잇달아 치르며 이 땅에 머물러 사는 우리 인생에 대해 가슴 저미도록 묵상했다. 절대로 남이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우리의 인생! 언제라도 하나님의 호출 명령이 떨어지면 당장이라도 홀연히 이 땅을 떠나야 하는 우리의 인생!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별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며 <우리 이 땅에, 사진1>를 지었다.

 

 

1. 우리 이 땅에 몸으로 태어나

무슨 일 하다가 무엇을 남기랴

우리의 인생을 누가 대신 살아주나

너와 내가 남남으로 주 앞에 설 때에

우리 무엇으로 주님께 드리랴

 

2. 혹은 긴 인생 어떤 인 짧은 인생

그러나 누구도 영원히 살 수 없네

천국이 없다면 인생이란 허무한 것

너와 내가 영혼으로 만날 수 없다면

우리 이별을 어떻게 견디랴

 

3.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 얻어

언젠가 또다시 만날 수 있기에

우리 헤어져도 슬프지 않을 수 있어

너와 내가 영혼으로 또 다시 만나세

주님 우리 위해 함께 계시리라

 


작사가 최용덕 씨는 견디기 어려운 이별의 고통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약이 없다면 누구나 가슴 터져 죽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다. 천국에 가면 두 지인과 재회할 날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 땅에서 이별을 견딜 수 있는 것이라며 말이다.


<우리 이 땅에>는 우리 교회 글로리아 예수찬양선교단 2구원의 이름 예수’(사진2)에도 수록된 곡이다. 최용덕 씨는 1980~90년대 악보를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가사도 손으로 써서 찬양집 『찬미 예수』를 만들어 전국에 보급하기도 했다. 천국 소망 가지고 신앙생활 하는 너와 내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      


/백인혜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4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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