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음악으로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하시는 하나님

등록날짜 [ 2020-01-27 14:31:50 ]

음악 치료는 경청과 공감의 자세 중요
내담자와 ‘충분히 함께하는’ 태도 가져야
서로 마음을 이해하고 경청하며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음악 치료 통해 하나님께서 알게 하셔


음악 치료란, 전문 치료사가 각 개인의 신체·인지·언어·사회·정서 측면을 치료하기 위해 음악적 중재를 사용하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을 말한다. 쉽게 말해, 개개인의 치료 목적을 위해 음악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음악은 수천 년 동안 치료에 사용됐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음악이 육체와 영혼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고, 미국 원주민들은 수 세기 동안 치료 의식에 노래를 포함했다. 이러한 음악 치료가 구체화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다. 전장(戰場)에서 충격받고 고통스러워하는 군인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음악 치료가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인에게도 아직 생소하지만, 현재 음악 치료는 신생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全) 연령대에 걸쳐 폭넓게 적용된다. 소아암, 자폐, 품행 장애, 중독, 정신 질환, 우울증, 가족갈등뿐만 아니라 신경재활, 치매, 호스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과 분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음악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도와
음악이 다양한 대상들 치료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과정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사람은 누구나 음악아동(音樂兒童, Music child)을 가지고 있고, 자신만의 음악성이 내재되어 있다. 음악 치료사는 자신이 가진 음악적 기술을 활용해 내담자가 음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하고 성장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스타일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8세부터 77세 사이 남녀 108명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동일한 과제 4가지를 부여했다. ‘부정적인 느낌’ ‘추함’ ‘긍정적인 느낌’ ‘아름다움’을 주제로 전자피아노 키보드로 각각 즉흥 연주하는 과제였다.

피험자들은 음악 교육을 받은 이도 있었고,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한 이도 있었지만, 공통으로 부정과 긍정을 표현할 때 분명히 다르게 연주했다. 부정적인 개념을 연주할 때는 음이 더 낮았고 강도가 셌다. 한 번에 여러 건반을 눌렀다. 추함을 표현할 때는 더 많은 건반을 눌렀다. 반면 긍정적인 감정을 연주할 때는 건반을 더 부드럽게 눌렀고 아름다움을 연주할 때는 더 섬세하게 연주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여성은 연주에 더 적은 건반을 사용했고 강도도 약했다. 나이 역시 영향을 미쳤다. 나이가 많은 피험자들은 한 번에 더 많은 건반을 누르며 연주했고, 검은 건반을 선호했다. 연장자들은 부정적인 감정 특징을 더 많이 표현해냈다.

치료사는 내담자마다 다르게 표현해내는 음색, 선택한 악기, 연주되는 리듬과 음악적 요소 등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노래와 연주로 지지해준다. 또 내담자가 표현하는 음악 안에 담긴 감정과 정서와 심리적인 이슈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이전까지 반복되는 교육·훈련 형태로 이루어지는 치료환경에 무기력함을 경험한 내담자들은, 음악 치료를 통해 음악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경험하며 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기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자발적으로 음악아동을 발현한다.

이 일 하게 하신 하나님 뜻에 감사
음악 치료는 단순한 음악 감상에서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 같은 능동적인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내담자들은 신체적인 필요를 채워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고 재정립해가면서 정신적, 감정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한다.

혀, 입술, 치아, 입천장 등 조음기관을 통해 말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결함을 가진 조음장애(調音障礙) 아동이 있었다. 타인과 소통하기 어려워하고 혼자 놀기에 익숙하며 말보다 행동을 앞세웠다. 처음에는 치료사와도 소통하기를 거부했지만, 아동이 내는 소리와 행동과 표현하는 생각에 집중하고 끊임없이 음악을 함께하려고 시도하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다. 아동은 노래를 주고받고 즉흥연주도 함께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내담자의 상태와 상황에 대해 ‘충분히 함께하는’ 태도, 즉 경청과 공감의 자세를 가지고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 마음을 이해하고 경청하며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음악 치료를 통해 하나님께서 알게 하신다.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과 노년을 만나는 일을 하게 하신 하나님 뜻에 기뻐하며, 기도하는 마음 갖고 내담자들을 대한다. 앞으로 어떤 이들을 더 만날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맺어주시는 이들에게 나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기를 기도한다.


/이은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5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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