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멘델스존의 첫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

등록날짜 [ 2020-06-20 10:50:41 ]

1부 22곡은 스데반의 순교 ‘사도행전’

2부 23곡은 바울이 다메섹에 가다

회개한 후 이방전도 시작한 내용 담아

바울처럼 죽기까지 충성하기를 소망



독일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은 1836년에 그의 생애 첫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을 뒤셀도르프 라인음악축제에서 초연했다. 이 작품은 성경 말씀을 오라토리오에 그대로 담아내 관객에게 감동을 주었고, 18개월 동안 무려 50회나 공연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멘델스존은 이후 오라토리오 <엘리야>도 작곡해 헨델의 <메시아>, 하이든의 <천지창조>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성경 말씀을 곡에 그대로 담아 감동

멘델스존은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의 가사를 독일어 성경에서 직접 인용해 1부(22곡)와 2부(23곡)로 나눠 작곡했다. ‘사도행전’을 기반 삼아 1부는 스데반이 정통파 유대교인에게 돌을 맞아 순교하는 내용을, 2부는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예수의 음성을 듣고 회개한 후 사도로서 이방전도를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멘델스존은 찬송가 선율을 딴 ‘코랄(회중찬양)’을 곡 중간중간에 넣었고, 합창, 아리아, 이중창도 사용했다. 낭송(레치타티보)도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로 다양하게 연주된다. 주요 곡들을 소개한다.


▨제2곡 합창 ‘주는 홀로 하나님이시다’

베드로의 전도 설교(행4:24,26,29)를 인용해 노래한다. “주님, 주님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든 분이십니다. 이방인들이 주와 ‘기름부음 받은 이’를 거슬러 일어났습니다. 주님! 저들의 위협을 보시고, 주님의 종들이 주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제6곡 테너 레치타티보 ‘돌로 쳐 죽이시오’

테너가 레치타티보(대사를 말하듯이 노래)로 스데반의 순교(행5:28, 6:11, 14, 21:36, 행7:10~56) 장면을 부른다. 스데반이 군중의 모함과 거짓 증언에 의해 체포되고, 설교를 마친 후 돌에 맞아 순교한다.


▨제7곡 소프라노 아리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는구나’

곧이어 소프라노가 한(恨) 많은 선율로 마태복음 23장 37절을 인용해 “예루살렘, 귀한 선지자를 죽인 예루살렘, 돌로 치는구나”라고 간절히 부른다.


▨제14곡 테너·베이스 레치타티보 ‘회심’

사울이 초대교회를 박해하기 위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하늘에서 큰 빛이 비추고 사울은 땅에 엎어졌다. 사울 역의 남성 솔로가 “뉘십니까”라고 묻고 합창단이 주의 음성으로 “나는 네가 핍박하는 나사렛 예수다”라고 답하자 사울은 회심한다(행9:3~6).


▨제40곡 테너 카바티나 ‘죽기까지 충성하라’

<사도 바울> 2부의 곡으로 사도 바울의 선교활동을 중심으로 전개된다(행13:46). ‘카바티나’란 기악반주가 따른 서정적인 독창곡을 말한다.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 온갖 박해와 고초를 당하고, 그를 돌로 쳐 죽이라는 군중의 모함도 겪지만 죽기까지 복음 전하는 데 충성한다(계2:10).


멘델스존의 <사도 바울>을 들으며 ‘내게 닥칠, 아니 어쩌면 이미 와 있는 핍박의 시대에 나는 과연 바울처럼 예수님을 위해 죽도록 충성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말세를 사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준비는 무엇일까? 매일 기도 2시간, 말씀 2시간을 실천해 경건의 모양이 아닌 경건의 능력을 소유하여, 최후 승리의 날 천국에서 만나는 우리 연세가족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오라토리오(Oratorio)
17~18세기에 가장 성행했던 음악 형태로, 종교적인 내용을 지닌 대규모의 음악극이다. 성서에 입각한 극적인 대본을 독창, 합창,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오페라와 달리 동작이나 무대장치가 필요치 않다. 오페라와 비슷한 형식이지만, 오페라보다 합창의 비중이 더 크며, 이야기의 줄거리는 해설자가 따로 낭송한다.



/박은혜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위 글은 교회신문 <68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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