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

등록날짜 [ 2021-12-18 11:18:51 ]

한국인 지은 최초의 찬송 시

어려서부터 서양 음악을 배운

김인식 집사가 기존 찬송가에

예수의 십자가 피로 회개하고

죄 사함받으라는 메시지 담아



작곡가 김인식(1885~1963)은 우리나라 초기 양악(洋樂) 음악가이자 최초의 서양 음악 교사로 알려져 있다. 평양에서 5남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니고 찬양을 하면서 서양 음악을 접했다.


김인식 작곡가는 어린 시절 숭실중학교에 다니면서는 서양 선교사들에게 음악 교육을 받았고, 성악을 배우기도 했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던 그는 성악은 물론 오르간,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었고, 작사와 작곡에도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오르간은 실력이 뛰어나 3학년 학생 시절에도 1학년 후배들 음악 수업을 맡기도 했다. 바이올린 역시 처음 잡았을 때 혼자 조율을 해내고 사흘 만에 찬송가 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김인식은 음악에 대한 열정도 뛰어나서 학교 기숙사에서 지낼 때 시간만 나면 밤낮으로 오르간을 연주해 다른 학생들의 반발로 기숙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191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교육 기관인 조양구락부에서 교사로 있었는데 그때 ‘봉선화’, ‘고향의 봄’ 등을 작곡한 홍난파, 일제강점기 시절 음악인인 이상준 등이 그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작곡가, 작사가로 이름을 알린 김인식 집사는 1905년 소학교 연합 운동회 때 부르려고 <학도가>를 작사했고 자신의 노래 책인 <최신창가집>을 펴냈다. 기독교인으로 어릴 적 교회에서 음악을 시작한 만큼 황성기독교청년회 합창을 지도하기도 했다.


김인식 집사는 기독교 찬양에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헨델의 ‘할렐루야’를 번역하고 찬송가를 만들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찬송가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다. 이 곡은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최초의 찬송가로 여겨진다.


1.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

세상 죄를 지시고 고초당하셨네


2. 십자가를 지심은 무슨 죄가 있나

저 무지한 사람들 메시야 죽였네


3. 피와 같이 붉은 죄 없는 이가 없네

십자가의 공로로 눈과 같이 되네


4. 아름답다 예수여 나의 좋은 친구

예수 공로 아니면 영원 형벌 받네


후렴. 예수여 예수여 나의 죄 위하여

보배 피를 흘리니 죄인 받으소서 아멘


<예수 나를 위하여>는 죄 아래 살다 영원히 지옥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죄 문제를 해결하시려고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있다.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이 왜 인간으로 태어나 십자가를 져야 했는가. 바로 우리의 죄 때문이다. 죄가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므로(롬3:10)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내 것으로 만들어 속죄받아야 한다는 복음 메시지를 찬양 가사를 통해 말하고 있다.


원곡은 찬송가 496장 <십자가로 가까이>다. 김인식 집사가 기존 찬송가 곡조에 가사를 새로 붙인 것이다. 사실 김인식 집사는 많은 외국 찬송가를 우리말로 번역했다고 알려졌지만, 안타깝게도 찬송가에는 번역가 이름을 따로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곡을 번역했는지, 얼마나 많은 곡을 번역했는지 알 수 없다. <예수 나를 위하여>는 1905년 만들어진 장로교 찬송가 <찬셩시>에 처음 수록되었고 1931년 김인식 집사가 ‘신정찬송가’ 편집위원을 맡았을 때 찬송가에 실렸다.


<예수 나를 위하여>와 <십자가로 가까이> 곡조는 찬송가를 2000곡 이상 작곡한 윌리엄 돈(William Howard Doane, 1832~1915)이 작곡했다.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엡2:16).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속죄함을 받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어 천국에서 영원히 함께하는 연세가족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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