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주님 고대가(苦待歌)’

등록날짜 [ 2022-03-28 18:07:51 ]

신사참배 거부하며 믿음 지킨

손양원 목사가 옥에서 부른 곡

주님이 재림하실 날 고대하는

예수님의 신부 되기를 소망해


1902년에 태어난 손양원 목사는 교회 장로인 아버지의 신앙을 물려받으며 믿음 안에서 성장했다. 손양원 목사의 삶은 어릴 적부터 믿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10년, 한일강제병합으로 나라를 잃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일본 천황이 살고 있는 동쪽을 향해 절하는 동방요배(東方遙拜) 의식을 거부해 칠원보통공립학교(초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했고, 나중에 호주 선교사에게 도움을 받아 졸업할 수 있었다. 중동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아버지 손종일 장로가 3·1운동에 가담하고 교도소에 투옥되면서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이후 일본에서 학업을 하고 성령을 체험한 후 목회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1938년 평양장로회신학교를 졸업한 손양원 목사는 여수나병원, 애양교회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섬기며 목회했다. 한센병이 전염병인 탓에 사람들은 한센병 환자를 가까이하기도 꺼려 했으나, 손양원 목사는 그들과 함께 거리낌 없이 식사하고 고름을 입으로 직접 빨아내고 소독해 주면서 섬겼다. 주변에서는 나병에 걸린다며 말렸으나 손양원 목사는 오히려 “나병에 걸리면 환자들이 나에게 거부감이 덜할텐데…”라며 나병에 걸리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손양원 목사는 1940년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옥살이를 했고, 1943년에 출소했으나 그 후에도 신사참배를 거부해 5개월 만에 다시 감옥에 간다. 손 목사가 감옥살이를 할 때 불렀다는 ‘주님 고대가’에는 주님이 오시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애절하게 드러난다.


1. 낮에나 밤에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합니다

가실 때 다시 오마 하신 예수님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2. 고적하고 쓸쓸한 빈 들판에서

희미한 등불만 밝히어 놓고

오실 줄만 고대하고 기다리오니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3. 먼 하늘 이상한 구름만 떠도

행여나 내 주님 오시는가 해

머리 들고 멀리멀리 바라보는 맘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4. 내 주님 자비한 손을 붙잡고

면류관 벗어들고 찬송 부르면

주님 계신 그곳에 가고 싶어요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5. 신부 되는 교회가 흰옷을 입고

기름 준비 다 해 놓고 기다리오니

도적같이 오시마고 하신 예수님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6. 천년을 하루같이 기다린 주님

내 영혼 당하는 것 볼 수 없어서

이 시간도 기다리고 계신 내 주님

오 주여 이 시간에 오시옵소서


감옥에 있을 당시 실명할 위기에 처할 만큼 큰 고난 가운데서도 손양원 목사는 “옥중 생활이 많은 날이지만 주와 함께 즐거워하니 그 모든 날이 하루 같다(벧후3:8)”며 “감옥 생활에서도 주와 동행하니 항상 기쁨이 충만하다”라고 고백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도 주님이 다시 오실 날만 고대하고 기뻐하던 손양원 목사였다.


종신형을 받은 손양원 목사는 우리나라가 해방되고 나서야 석방될 수 있었다. 이후 일제로부터 해방되면서 핍박도 끝이 나는 듯했으나 여수 애양원에서 목회하던 1948년 여순반란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좌익 학생들에 의해 두 아들을 잃은 손양원 목사는 아들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고, 즉결처분 직전이던 그를 살려 내 양자로 삼았다.


설상가상 1950년에는 6·25사변이 일어났다. 모두가 북한군을 피해 피난을 가는데 환자들을 두고 갈 수 없었던 손양원 목사는 애양원에 남았다. 목사라는 이유로 북한군에게 체포돼 감옥에서 고문을 받다가 결국 총살을 당해 순교했다. 49년이라는 길지 않은 삶은 산 손양원 목사는 일제강점기와 6·25사변을 거쳤고 그 가운데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고문과 옥살이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손 목사가 바라던 것은 주님 다시 오실 날이었다.


‘주님 고대가’ 가사는 제목 그대로 주님 오시기를 몹시 기다리는 마음이 나타난다. 낮이나 밤이나 신부로서 기름을 준비하고(마25:1~10), 주님 계신 그곳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먼 하늘에 이상한 구름만 떠도 ‘혹시 주님 오시려나!’ 고대하게 한다.


우리 연세가족들은 지난 설날축복대성회에서 주님의 재림에 대한 설교 말씀을 들었다. 들은 말씀대로 주님 다시 오실 날과 내 영혼의 때를 준비해 주님의 재림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재림을 기다리고 고대하는 예수님의 신부가 되기를 소망한다.



<함께 들어요> 전용대 목사가 찬양한 ‘주님 고대가’

위 글은 교회신문 <74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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