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이 땅의 자화상

등록날짜 [ 2012-03-29 14:16:50 ]

이 땅의 자화상

목청 큰 자가 이기는
오늘의 이 땅입니다.
대화나 타협보다 싸움꾼이 판치는 세상

적기(赤旗)가
곳곳에 펄럭이는
이 강산이
두렵습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다는 경제학 논리
오늘의 사회학에도 통용됨을 알았다면

그레셤
그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설
일입니다.

뿌리 깊은 전통은
빛바래 묻혀가고
분노의 손가락질로 또 하루를 보냅니다.

야훼여!
이 땅의 붉은 이리들
그 거처를 황폐하게 하소서.


/시인 벽암 이상인

위 글은 교회신문 <28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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