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 그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 김용환

등록날짜 [ 2015-03-02 22:57:36 ]

그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함박눈이 내린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길

수북수북 쌓인 눈 위를 걷고 있다

 

눈덩이를 굴려 본다

앙상한 가지 꺾어 손발을 만들고

마른 잎사귀 뜯어 눈코입을 만들어 눈사람을 만들었다

 

세상 모든 것을 가져 보라고

한겨울 텅 빈 터에 세웠다

 

다가오는 봄소리에 놀란 눈사람처럼

인생도 사르르 허물어지고 있다

 

긴 겨우내 삶이 가고

가지 끝에 몽글몽글 생명이 움트고 있다

그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김용환 집사

위 글은 교회신문 <4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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