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고백 – 김영희

등록날짜 [ 2018-03-30 15:34:54 ]


고백

정말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안 마실 수가 있어요
전 술을 너무 좋아해요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끊을 수가 없어요

별말씀을요
살인치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이런 말씀을 하나도 못 지켰어요
사람을 죽였냐고요, 그건 아니지만
언제나 미움이 제 안에 있어요
간음했냐고요, 음욕은
늘 제 안에 있답니다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훨씬 나쁜 짓도 했어요
남의 귀중한 시간을 수도 없이 뺏었거든요
이게 제일 쉬웠어요
그저 안 마시면 되니 엄청 쉽죠
그런 표정 하지 마세요
부끄러워진답니다
우린 다 먼지 한 톨만큼도 다르지 않은
죄인이랍니다
보혈이 필요한

/김영희

 

위 글은 교회신문 <56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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