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거두리로다 - 시인 이종만

등록날짜 [ 2021-10-26 13:22:46 ]

빨강 복주머니 집을 떠난

노랑 사랑이 뿌리내린 고추밭은

녹색 물결로 넘쳐 난다


어디서 날아든

호랑나비 고추잠자리 춤을 추며

노랑 장다리꽃도 찬양을 하는데


폭풍우 휘몰아쳐 찢기고

부러지고 쓰러지니

파랑 복주머니는 피눈물로 강물을 이룬다


넘치는 은혜의 첫사랑 갚을 길 없으나

빨강 복주머니를 듬뿍 내놓으려고

얼마나 많은 힘겨운 나날을 견디었는가


뿌리 줄기 가지 잎새

모두 다 사라졌어도

주인의 즐거움에 함께하는 태양초같이


위 글은 교회신문 <72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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