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어머니와 고구마 -시인 윤의정

등록날짜 [ 2022-02-28 13:04:25 ]

어느 날

어머니께서

심방을 다녀오셔서

“배고프지”라는 말씀과 함께

거실에 덩그러니 누워 있는 내게

삶은 고구마 몇 개를 내보이셨다

순간

왈칵, 터지는 눈물로

그것을 꼭꼭 씹었다


자식이 무엇이기에

어머니는 당신 살점을 떼어 줘서라도

내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하실까


난 아직도

고구마를 보면 그때 일이 생각나

울컥, 하는 마음인 채로

어머니 사랑을 김치 삼아

노릇노릇한 고구마를 한입 베어 문다

위 글은 교회신문 <73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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