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요단강의 이별

등록날짜 [ 2022-07-28 08:16:05 ]

우리는 남남으로 만났습니다 이슬처럼 왔다가 안개처럼 떠나가듯 지나온 한 세상도 그와 같았습니다

밤하늘엔 아기별이 잠이 들고 숲속에는 산새들이 잠이 들고 세월은 가슴속에 잠이 들었습니다

그래, 별빛만 넋 없이 바라보면서 덧없던 한 시대의 어둠 속에서 눈물지은 시절도 있었습니다

여기, 선 채로 가슴 잡고 둥글고 둥근 마음 안에 몇 조각, 조각난 기억이 그리움에 그림자로 지나갑니다

그대가 있는 그곳에도 여름 꽃이 피어 있나요 원추리꽃이 핀 여름이 되면

내 짝의 소식, 궁금해진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꽃잎에 편지 씁니다 수락산 벼랑 끝 높이 하늘 닿는 곳에서

그리고 내 짝이 외로워할까 봐 나는 조용히 주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주님! 내 짝이 요단강을 건넜습니다 

외로움의 한평생을 함께 걸어온 그대 그리고 나, 우린 조각배에 몸을 싣고 아름다운 요단강을 황홀하게 건넜었지요

잘 가이소. 야! 잘 가이소 부디 잘 가시이소. 야! 내가 아끼던 나의 짝이여!

안녕! 잘 계시이소. 예! 안녕! 잘 계시이소. 예! 그대는! 양손 흔들고, 또 흔들고

우리는 그렇게 이별하였소 안녕! 잘 계시이소 안녕! 잘 가시이소 

그렇게 헤어지게 되는 것을! 그것이 우리의 생애랍니다 이생에서 만난 나의 짝이여!

손흥식(44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5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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