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나무처럼

등록날짜 [ 2024-04-15 10:42:45 ]

내가 좋아하는 나무처럼 살까나

어느 곳에 있든 푸르고

어느 때든 제 색을 발하는

그래서 만인에게 사랑을 받는

나무처럼 살까나


아, 어찌하면 너처럼 그리할 수 있을까

사소한 일에 매이고

스스로를 정죄하는

어리석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


부럽구나

크든 작든 넓든 좁든

자기에게 충실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니

너는 하나님이 아끼는 피조물이

확실하리라


어이 어이 어이할꼬

두 팔 벌려 하늘을 향하고

뜨거운 태양에도, 차가운 빗줄기에도

굽힘 없는 너를 배우리!

꺾이고 베여도

뿌리는 남아

누군가의 쉼이 되어 줄 그루터기로 남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처럼 살까나


- 오수경

위 글은 교회신문 <84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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