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형의 이름은 그 적혈구가 가지는 항원에 따라 부르며 혈액 내에는 혈액형에 관계되는 항체도 존재한다. A나 B항원의 혈액 형질은 ABO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며 멘델의 법칙에 따라 유전된다. H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H사슬에 어떤 효소가 붙느냐에 따라 A, B항원으로 표현되어 A, B형이라고 하고, 그런 효소를 만들 수 없어 H사슬이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를 O형으로 명명한다.
ABO형의 결정은 적혈구 내의 항원을 검사하는 혈구형 검사와 혈청 내의 항체를 검사하는 혈청형 검사가 있고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써서 검사해야 가장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A, B와 AB형은 같은 혈액형에, O형은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해 줄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실제로 여러 단계의 검증 과정을 거쳐 수혈해야 하는 이유 중 몇 가지만 소개하려고 한다.
H유전자가 없는 사람은 A유전자나 B유전자를 갖고 있어도 적혈구에 항원을 표현시킬 수 없어 O형처럼 보이게 된다. 이런 사람을 Bombay형이라고 하며, 따라서 같은 O형끼리라도 교차시험을 할 때 응집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리고 혈액형에는 아형들이 있어서 같은 혈청으로 시험하여도 혈구의 응집 반응 속도나 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혈액형의 아형은 시험혈청과의 반응 정도, 적혈구에 H항원의 발현 양상 및 혈청 내의 항체 보유 여부 등에 따라 A1, Aint, A2, A3, Am, Ax, B, B3, Bm, Bx등 여러 혈액형으로 나뉜다.
그래서 실제로는 적십자에서 표기되어 온 혈액형에 따라 수혈할 후보 혈액을 선별하고 혈구형 검사와 혈청형 검사를 다시 하여 정확한 혈액아형을 확인한다. 그 혈액에 대한 여러 가지 질병검사를 하여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에 최종적으로 환자의 혈액과 직접 반응을 시켜 응집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만 수술실로 들어갈 수 있는 선택받은 혈액이 되는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