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5-19 09:38:26 ]
Q. 저는 금속품을 제조해 수출하는 회사를 운영하는데, 무역업무 담당 직원이 퇴사 후에 우리 회사와 동일한 제품을 제조·수출하는 회사를 설립해, 우리 회사의 거래처에 납품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직원은 재직 중 ‘퇴사 후 2년 이내에 당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거나 설립하지 않는다’는 경쟁영업금지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이 직원에게 경쟁영업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나요?
A. ‘경업금지약정’은 근로자가 재직 중 얻은 회사의 기술·고객·거래처 등, 정보를 가지고 다른 경쟁업체에 취업하거나 회사를 설립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를 막는 조치입니다. 즉, 퇴직 후 일정 기간 이전에 재직한 회사와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있는 업무를 하지 못하게 하는 약정을 의미합니다.
경업금지약정은 회사 영업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근로자가 이직할 때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그 유효성이 문제가 됩니다. 퇴사 후 대개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동종업계에 이직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경업금지약정 자체는 효력을 인정하나(대판 2009다82244, 2010.3.11. 선고), 엄격한 조건에서 경업금지약정 유효성을 제한적으로 인정합니다. 구체적 사안에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 기간,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 여부, 근로자 퇴직 경위 등을 고려해 경업금지약정을 시행합니다.
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이 근로자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면이 있음을 고려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회사 이익, 곧 영업 비밀을 침해했을 때 이 약정이 유효하다고 말합니다. 영업 비밀은 동종업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정보, 입수하는 데 큰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고 상당한 노력을 들여 비밀로 유지하고 있는 정보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담당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안 것은 영업비밀로 보지 않습니다. 또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하려면 경업금지에 따르는 특별한 대가를 지급해야 할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결론적으로, 근로자가 영업비밀 또는 이에 따르는 특별한 정보를 활용해서 이직 또는 창업한 것이 아니고, 경업금지에 응하는 특별한 보상이 없었다면, 자신의 근무경력을 이용한 단순 이직 또는 창업에 대해서는 본 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과 불법행위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