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7-28 15:16:09 ]
청바지 회사 리바이스는 지금도 고가 브랜드로서 업계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이러한 리바이스도 잘못된 리더십의 덫에 빠져 위기에 빠진 적이 있다.
150년 역사를 거스르지 않고, 오랫동안 청바지와 캐주얼 의류 시장에서 군림한 리바이스는 1990년까지 청바지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수십 년간 10대~20대의 젊은 층이 리바이스를 입는 것은 곧 젊음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러한 리바이스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창업주의 후손자인 밥 하스(Bob Haas)의 잘못된 리더십 때문이었다. 1990년까지 청바지 시장 48.2%였던 리바이스 점유율은 1998년에 25%, 2000년에 17%로 감소한다. 이러한 원인은 시장과 산업의 변화를 철저히 등한시한 밥 하스의 경영 방침 때문이었다.
리바이스가 1990년대 내내 전통적인 일자형 표준 크기, 호주머니 5개, 몸에 딱 맞는 청바지만을 생산한 것과 대조적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디자인의 청바지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 최고경영자 하스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무시하였으며, 리바이스만의 전통을 고집하고, 청바지에 관해서는 리바이스가 전부라는 오만함과 고립된 권위주의적 리더십만을 행했다. 리바이스는 무모한 맹목적 성향을 잘 드러낸 것이다.
리바이스의 비전은 유토피아식 인도주의적 이미지 속에서 자본주의를 재건설하는 것이었다. 밥 하스는 직원들에게 회사 방침을 알고 일하도록 독려했으며, 사랑, 지역사회, 정치적 정당성이라는 가치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자신의 내면, 중심부를 탐구하느라 바빴을 뿐, 어떤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리바이스 사(社)를 영국의 경기병에 비유하기도 한다. 러시아군이 영국의 전선(戰線)을 제압한 때가 있었다. 영국군 엘리트 기병대인 경기병은 빼앗긴 영토 일부와 무기를 하룻밤 만에 되찾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자부심과 규율로 똘똘 뭉친 엘리트인 그들은 맹목적인 충성심과 상대보다 우월하다는 자만심을 안고 적진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안장에 앉은 채 적의 전면에서 학살당했다. 러시아군은 그들을 향해 대포를 포진했고,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경기병은 자신들의 투철한 용맹함과 자부심을 믿고 위기 신호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돌진하였던 것이다.
리바이스 기업은 리더의 원대한 비전을 실행하기에 급급했다. 비전과 현실의 조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전통과 자긍심, 비전 살리기에만 역점을 뒀다. 리더 자신의 판단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신의 욕망과 신념을 비전으로 착각하는 오류로 말미암아 한때 영광을 누리던 기업도 큰 위기에 빠졌던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