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 중에서 ‘차별화’는 매우 중요한 전략 중 하나며, 많은 제품군 중에서 자사 제품을 독보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이다. 이런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높이는 기업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일부 제품군 중에서 매우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른바 ‘무차별화’ 현상이다.

제품 차별화의 끝은 무차별화
기업들이 사용하는 차별화는 기존 경쟁사 제품과 다른 차별적인 요소를 제시하여 성공하는 전략이다. OB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을 때, 암반수라는 물의 차별화를 제시한 하이트 맥주가 나와 맥주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같이 차별화 전략은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또 다른 사례는 CD 플레이어가 음반 시장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을 때 MP3 플레이어라는 제품 차별화로 기존의 소니, 삼성 등 쟁쟁한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아이리버가 시장 판도를 바꾼 사례도 있다.

그런데 현재는 매우 많은 차별적인 제품이 존재해서 더는 제품 간 차별성을 찾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같이 제품 차별화가 매우 많이 생길 때 소비자 대부분은 차별성을 구별하지 못하고 더욱이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희박해 결국은 제품군으로만 인식한다.

무차별화에서 역차별화로 성공하는 기업
동일 제품군에 차별적 제품이 많이 존재해 경쟁이 치열할 때, 고객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매우 특이하하다.
초창기 인터넷 포털을 보면 매우 단순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많은 기능을 포털 메인 화면에 부각하였는데 현재는 야후, 다음, 네이버 등 대부분 포털 간의 차별적인 요소가 없어졌다.

이같이 경쟁이 치열한 포털 시장에서 구글이 포털 메인에 아무것도 없는 단순성과 포털 기본 기능인 검색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성공리에 시장에 진입했고, 지금은 포털 시장 주류가 됐다.

또 이케아라는 가구전문점은 배달하지도 않고, 가구 조립도 되어 있지 않고, 오래 사용한다는 보장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케아는 미국 가구 시장에서 매우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사 제품에 대해 순방향 차별성을 강조하는 전략이 아니라, 전혀 다른 역방향 차별화로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다.

오늘도 무수히 많은 제품이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제품 중에서 고객에게 선택되는 제품은 매우 제한적이다. 기업은 고객 취향이 변덕스럽다고 하지만, 사실 고객 취향을 변덕스럽게 만든 것은 바로 기업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