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5-21 10:37:28 ]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이 기억하는 것, 즉 당장 생각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처럼 기억용이성을 더 중요시하는 의사결정 성향을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s)’이라고 한다.
독일의 웬키, 보너, 쥬코위치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이들은 피실험자를 2개 집단으로 나누어서 A집단에는 BMW가 좋은 이유를 한 가지, B집단에는 BMW가 좋은 이유를 열 가지씩 적어 달라고 했다. 이후 각 집단이 BMW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1~10점으로 기술하게 했다.
결과는 A집단(좋은 이유 한 가지)은 호감도 5.8, B집단(좋은 이유 열 가지)은 호감도 4.2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실험할 당시에 지니고 있던 기억이 원인이 된다. BMW가 좋은 이유를 한 가지만 적기는 쉽다. 반면에 좋은 이유를 열 가지 적으라고 하면 칸을 메우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하나만 적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적은 이유를 근거로 BMW에 대한 호감도가 높게 나타나고, 열 가지를 적으라고 한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이유를 서너 가지만 찾는 데 그쳐서 BMW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고 여겨 호감도가 떨어진다.
반대로 나쁜 이유를 기준으로 같은 실험을 하였다. 결과는 좋은 이유를 작성할 때와 같게 나왔다.
즉, 나쁜 이유를 하나만 찾기는 쉬워서 부정적으로 판단하게 되고, 나쁜 이유를 열 가지나 찾는 것은 어려워서 그리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게 된다.
즉, 사람들은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특정한 브랜드를 기억에 남게 하려면 좋은 내용을 많이 전달하는 것보다 한 가지에 집중하게 해서 기억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의 인지적 정보처리에는 한계가 있고 주요한 가치 외에는 대부분 정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전달해 봐야 소용없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브랜드 정보를 많이 기억하지 못한다.
주요 전달 내용은 한두 개면 충분하다(예:구글-검색, 페덱스-빠른 택배). 브랜드의 주요 속성을 많이 전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소비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을 활용하기 때문에 내용 자체보다는 이용 가능한 정보에 따라 의사를 결정한다.
따라서 주요기능과 속성 한두 개를 지속해서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바로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비결이다.
/김만호 집사
경영학 박사
제24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3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