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상식] 장애인? 장애우? 어떻게 부를까?

등록날짜 [ 2013-01-15 11:30:28 ]

최근 많은 사람이 ‘장애인’을 ‘장애우’로 표현한다. ‘장애우’라는 말은 ‘장애인(障碍人)’에서 ‘인(人)’이라는 말 대신 ‘친구’를 뜻하는 ‘우(友)’를 써서 표현한 것으로, 굳이 뜻을 풀이하자면 ‘장애가 있는 친구’라는 의미다.

‘장애우’라는 단어는 사회에서 격리하고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분리하였던 ‘장애인’에게 비장애인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쓴 말이지만, 장애인을 비주체적이고 비사회적인 인간으로 형상화하고 구조화하기도 한다.

■ 장애우라는 호칭의 문제점

1. 인칭의 문제
일반적으로 사회집단 또는 계급, 계층을 표현하는 개념 또는 단어는 1인칭, 2인칭, 3인칭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표현으로 쓴다(예: 노동자, 여성, 아동 등). 하지만 장애우라는 표현은 타인이 나를 불러줄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비주체적인 용어로, 장애인이 자신을 부를 때는 쓸 수 없는 용어다. ‘나는 장애우(장애를 가진 친구)입니다’라는 말을 쓸 수 있을까? 나 이외 다른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지, 나 자신을 ‘친구’라고 호칭할 수는 없으므로 장애우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2. 친구(友)라는 의미
장애우라는 호칭은 장애인을 스스로 존재하는 주체가 아니라 비장애인의 친구로서, 즉 상대적 객체로서만 존재하게 한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친구라는 의미의 말을 들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또 장애우라는 말은 비장애인들 중심으로 장애인을 ‘친구로 보자’, 혹은 ‘친구로 봐 주자’와 같은 동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장애인’보다 친근한 호칭은 비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이었지, 정작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호칭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우라는 표현이 친근감이 있고 장애인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말이 아니냐고 한다. 또 장애인이든 장애우든 자신이 편한 대로 쓰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장애우’란 단어에는 장애인을 비사회적이고 비주체적이고 의존적인 인간으로, 그리고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부정하며 단순히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뜻이 담겼다.

단순히 자신의 편의로 단어를 사용하기보다는 단어에 내포된 뜻을 기억하며 장애우보다는 장애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장애인에 관한 우리나라의 법률적인 공식 용어도 ‘장애인’이다.


/방근배 집사
동작구청 근무
28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2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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