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경영학] 고객을 거짓말하게 만드는 3개의 뇌

등록날짜 [ 2014-04-22 11:58:50 ]

지난 기고 ‘고객은 거짓말을 한다’ 편에서는 고객이 생각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사람에게 전혀 다른 세 개의 뇌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사람에게 있는 첫째 뇌는 가장 바깥에 존재하고,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언어, 계산, 판단과 같은 이성적인 부분을 주관한다.

둘째 뇌는 중간에 존재하며, 기쁨, 슬픔, 분노, 사랑 같은 감성을 담당한다. 셋째 뇌는 가장 안쪽에 존재하며 생존에 관련된 본능적인 욕구 즉 배고픔, 갈증을 담당한다.

이런 세 가지 뇌는 서로 배타적이며, 독립적으로 기능을 주관한다. 이 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셋째 뇌이며, 다음으로 둘째 뇌, 가장 적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첫째 뇌다.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먹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시발은 본능의 뇌에서 배고픔을 주관하기 때문이다. 만일 배고픔이 없다면 우리는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가 고객에게 설문지를 통하여 질문할 때 이에 대한 고객의 대응은 첫째 뇌인 이성이 담당한다. 즉, 설문지에는 고가의 지프차는 사지 않겠다고 작성한다. 하지만 둘째 뇌인 감성에서는 지프차를 타면서 느끼는 자유, 흥분이라는 감성을 통하여 실제적으로 지프차를 사고 싶게 만든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언제든지 이성적으로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지프차를 구매하면서 ‘레저용으로 안전하다’라는 나름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 정당화한다.

과거 맥주 광고에 “그냥”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왜 맥주를 마시냐에 대하여 “그냥”이라는 답변으로 소비자로 하여금 현재 느끼는 감성(맥주를 마실 때 느끼던 좋은 기분)에 충실하면서 더는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도록 소비를 촉진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소비 조장 광고다. 각 뇌의 주요 특징에서 셋째 뇌가 가장 강력하지만, 이 뇌는 근본적으로 충족만 되면 더는 강력하지 않다. 배고픔이 해결되면 더 이상의 행동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둘째 뇌는 충족과 만족이 없다. 우리가 비싼 음식을 구매하는 행동을 보면 첫 동기는 셋째 뇌지만, 비싼 음식을 구매하는 직접적 판단은 둘째 뇌가 한다. 애인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남들과 다른 대우를 받고 싶어서 등 감성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

이렇게 기업에서는 둘째 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여 소비와 더불어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만든다.


/김만호 집사
경영학 박사
제29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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