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경영학] ‘창조적’ 모방이 필요하다

등록날짜 [ 2015-10-06 01:10:58 ]

우리는 시장에 제일 먼저 진출한 제품이 고객의 기억에 남고,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 식당이 저마다 ‘원조’라고 주장하면서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이라고 고객에게 광고 또는 홍보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도 후발주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1999년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없던 음료수를 만들어서 시장에 진출했다. 바로 ‘니어워터’라는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청량음료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자, 생수에 과즙을 약간 넣어서 물과 다르면서 탄산수 중심인 청량음료와도 다른, ‘미과즙 음료’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해당 제품은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모든 음료수 제조사가 앞다투어 유사 상품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도 해당 제품의 시장성을 인식하고 유사제품을 출시했다.


사람들이 몸에 수분이 2% 부족하면 갈증을 느낀다는 점에 기반을 두고, 제품명을 ‘2%’로 했다. 또 제품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설명하기보다는 ‘사랑이 부족할 때’라는 등 감성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인식에 확실하게 심어 주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미과즙 음료수’는 ‘2%’이며, 마치 ‘2%’를 원조로 인식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모방 전략은 ‘사과 맛 확인’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시장에 먼저 진입하지 않고 선두기업이 시장에서 새로운 사과의 맛을 보고 있고, 그 사과가 맛있다고 판단된다면, 사과를 전부 빼앗아 버리는 전략이다. 선발제품의 약점을 분석하고 개선하여 시장에 출시하며, 대량 생산, 대량 판매, 대량 광고라는 대규모의 경제를 이용하여 한순간에 시장을 선점한다.

 

이러한 전략은 자칫 시장에서 실패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의 위험성을 줄이고,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전략은 지금도 유효하다.

 

최근에 CJ푸드빌은 ‘계절밥상’이라는 새로운 한식 뷔페 시장을 만들었다. 뒤이어 이랜드가 ‘자연별곡’이라는 제품으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은 소비자들이 ‘자연별곡’을 원조로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적 모방 전략을 하려면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기서 체력이란 선발제품을 빠르게 능가할 수 있는 R&D(연구개발) 역량,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생산역량 등이다. 따라서 단순한 모방이 아닌 창조적 모방이 필요하다.

김만호 집사

경영학 박사

제2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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