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식] 밀크셰이크 경쟁자가 바나나?

등록날짜 [ 2018-07-31 11:58:59 ]

맥도날드 밀크셰이크의 경쟁자는 버거킹 밀크셰이크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쟁자를 동종업계 또는 동일 제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체품이 적고, 생산자 중심 시대에는 이런 인식이 어느 정도 통했다. 하지만 최근엔 고객의 행동 양식을 면밀히 관찰·검증하지 않으면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요즘 같이 폭염이 이어지는 찜통더위에는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파는 밀크셰이크가 생각난다. 미국에서는 아침에 많은 직장인이 한 손에 밀크셰이크를 들고 운전한다. 맥도날드에서는 자사의 밀크셰이크 판매량이 감소하자, 동종업체 ‘버거킹’의 밀크셰이크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했다. 이런 방향성에 맞춰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을 고려했다. 그런데 맥도날드 제품개발팀에서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매우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맥도날드의 밀크셰이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고객은 대부분 바나나를 구매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객을 대상으로 심도 깊게 면접·관찰하자 뜻밖의 결과가 발견됐다. 아침에 밀크셰이크를 구매하는 고객과 점심시간 이후 구매자 부류가 전혀 달랐고, 이들의 요구 사항도 상이했다.

아침에 밀크셰이크를 구매하는 고객은 대부분 차량으로 이동하는 직장인이다. 이들이 밀크셰이크 대신에 구매하는 바나나는 식사대용인데 이들은 운전하는 동안 먹을거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 점심시간 이후에 밀크셰이크를 구매하는 고객은 주로 학생이며, 부모들은 자녀인 학생들이 과다 열량 섭취로 비만이 될까 우려하고 있었다.

이런 결과를 기반으로 맥도날드에서는 아침에 판매하는 밀크셰이크는 농도를 더욱 진하게 만들어서 차량에서 ▲식사대용 ▲긴 시간 섭취가능이라는 두 가지를 만족시켰다. 점심시간 이후의 밀크셰이크는 농도를 다소 연하게 하여 학생들의 기호에 맞췄다.

자칫 동종 업계의 동일 제품에 대한 경쟁으로 판단하고 제품 개발을 하였다면,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깊은 통찰과 관심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지금은 어느 시기보다 고객에 대한 관심과 통찰이 필요하며, 다양한 환경에 대한 열린 마음이 절실한 시기다.



/김만호 집사
27남전도회 / 경영학 박사


 

위 글은 교회신문 <5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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