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8-23 19:32:04 ]
예상 못 한 소나기가 내리다가 갑자기 날이 갠다.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편의점에 들러 새로 산 우산이 올해만 여러 개다. 한 해에 판매되는 우산 개수가 지구 인구수와 맞먹는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혹은 망가져 버려진 헌 우산들은 어떻게 될까?
분리배출 혹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
우산은 우산 천과 쇠로 된 우산살 그리고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손잡이 등 여러 가지가 섞인 물건이다. 우산이 버려질 때 몸체를 다 뜯어서 분리배출하느냐, 우산 그대로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버리느냐에 따라 우산의 최후가 갈린다.
먼저 분리배출되는 과정이다. 손으로 우산 손잡이와 우산대를 분리하기 어려워서 완벽하게 분리배출하기는 어렵다. 보통 우산 천은 비닐이 아니면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소각·매립하고, 비닐이라면 다른 비닐들과 함께 분쇄한 뒤 녹여 재생원료나 재생제품을 만든다. 우산살은 다른 고철들과 함께 전기로 녹인 뒤 철근이나 H형강 같은 철강 제품으로 만든다. 플라스틱이나 나무 손잡이가 달려 있어도 녹인 다음 불순물을 거르는 과정이 있기에 괜찮다.
반면, 분리배출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릴 경우 상대적으로 과정이 간단하지만 문제점이 있다. 통째로 소각장에서 태우거나 매립지에 묻어 버리기 때문이다. 우산에 달린 플라스틱만 해도 태우면 이산화탄소와 독성물질이 나오고, 매립하면 썩어 사라지는 동안 지하수나 토양으로 스며들 수 있으니 환경에 좋지 않다.
‘업사이클링’하거나 고쳐 쓰면 좋아
버리는 방법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우산을 버릴 때 분리배출하라고 강조한다. 집에서 버리는 우산이야 분리배출한다 해도, 길거리에 버려진 주인 잃은 우산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파지나 고물을 줍는 이들이 수거해 고물상에 우산살을 팔고 있다.
하지만 환경에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이기에 한발 더 나아가 재활용하기 어려운 우산 천을 다른 물건으로 탈바꿈하는 ‘업사이클링’을 할 수도 있다. 우산 천은 방수가 되고 천이 질겨 장바구니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업사이클링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서는 이를 가방이나 악기 등 다양한 물품으로 바꾸기도 한다.
우산을 수리해 오랫동안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우산수리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 무심코 산 우산이 망가졌을 때 고쳐서 쓰거나 다른 물건으로 업사이클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위 글은 교회신문 <76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