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3-06 21:59:10 ]
15세기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까지 성경은 수천 년간 필사로 전해졌다. 성경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진 데는 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서기관들의 역할도 있었다. 당시 서기관들은 “성경은 하나님 말씀”이라며 일점일획도 잘못 기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한 글자씩 마음을 다해 성경을 적어 나갔다. 인간인 이상 실수를 완전히 없앨 수 없었지만, 가능한 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이들은 많은 규칙을 만들어 실천했다. 서기관들의 필사 규칙을 몇 가지 소개한다.
■성경 쓸 재료 준비부터 정성껏
서기관들은 글을 쓸 재료 준비부터 만전을 기하였다. 당시에는 종이가 아직 발명되기 전이었으므로 성경을 쓸 재료는 파피루스와 동물 가죽이었다. 서기관들은 흠이 없는 동물 가죽과 완벽한 검은색 잉크를 준비했고, 하나님 말씀을 깨끗한 동물 가죽에 조심스레 적어 나갔다.
■큰 소리로 읽으면서 집중해 필사
남이 불러 주는 대로 받아써서는 절대 안 되며 반드시 기존 필사본을 눈으로 보고 필사해야 했다. 그러나 눈으로 보고만 기록해서는 안 되었고, 한 글자를 써 내려갈 때마다 큰 소리로 읽으면서 써야 했다. 이는 시각과 청각을 모두 활용해 실수를 줄이고자 했던 것이다. 평균 3년에 걸쳐 성경 전체를 필사하던 서기관은 집중도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눈과 입 그리고 귀까지 적극 활용하여 오자나 탈자가 나오지 않도록 집중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하나님’을 쓸 때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여호와’를 뜻하는 ‘YHWH’를 쓸 때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펜을 깨끗이 닦고 목욕을 한 다음 다시 쓰기 시작하였다. 유대인들은 여호와라는 이름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YHWH’라 쓰고 ‘아도나이(My Lord)’라고 읽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이름이 너무나 거룩하여 감히 입에 올리는 것마저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호와’라는 이름을 쓸 때마다 펜을 다시 씻고 목욕을 해야 한다면, 구약 전체를 쓸 때 자그마치 6828번을 반복해야 한다. 구약에 여호와라는 말이 7000번 가까이 나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창세기 2장 4~9절에는 5번이나 ‘여호와’라는 이름이 나오기 때문에 거의 매 절을 쓸 때 마다 이를 반복해야 했다.
■여러 차례 검토하며 필사본 확인
필사가 끝나면 반드시 30일 이내에 검토를 해야 했다. 반드시 세 번 이상 검토를 거쳐야 하며, 세 번 이상 검토하지 않은 필사본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었다. 이렇게 검토하는 동안 세 페이지 이상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그 필사본은 폐기했다.
연세가족들도 새해를 시작하면서 성경 필사를 시작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한 글자씩 적어 가면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심정을 깨닫고, 하나님 말씀에 내 신앙생활도 비춰 거룩한 성도로 만들어지기를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78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