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복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던 유일무이한 조선 왕자이야기

등록날짜 [ 2010-04-12 07:54:55 ]


박안식 著
예담


소현세자는 조선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 수 있었던 남자였으며, 좀 더 빨리 하나님의 복음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었던 남자였다. 조선의 왕자로서 풍전등화와 같은 나라를 변화시키기 위해 청나라의 문물을 과감히 받아들이려 했으며,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으면서도 조선을 지키기 위해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며 청나라와도 그리고 서양의 선교사들과도 깊은 신뢰의 관계를 맺었었다.

그러나 아버지 인조는 병자호란의 치욕을 잊지 못하고 청나라를 여전히 오랑캐의 나라로 여기며 불구대천지원수로 여겼으니 청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려 하는 아들 소현세자와는 필연적으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갈등은 미움으로 바뀌었고, 결국은 그 미움이 싹터 독살하기까지 이른다. 왕이 직접 독살을 명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암묵적 동의가 있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왕위를 보전하기 위해 아들을 독살할 수밖에 없었던 인조의 잔혹함은 과연 나라를 위함인가, 자신의 안위를 위함인가.

병자호란을 전후한 민족적 고난과 치욕의 역사를 탄탄한 문장으로 다루며, 격동과 혼란의 시대에 조선의 운명을 지고 세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자 노력한 소현세자의 짧은 인생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삼전도에서의 항복으로 귀결되고 마는 무익한 주전(主戰)과 주화(主和)의 논쟁, 적국에 인질로 잡혀가서도 굴하지 않고 나라의 앞날을 계획하는 소현세자와 반정으로 얻은 보위를 잃지 않으려는 인조의 피해망상, 임금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젊은 후궁의 질투, 젊은 세자를 보필하는 세자빈의 내조,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속 살인의 비극은 독자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부침한 인물들에 대한 분노와 흠모를 토해내게 한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질서 재편의 각축장 한복판에서 조선의 갈 길을 찾고자 했던 세자의 몸부림은 세계사적 격동의 한복판에 서 있는 오늘의 우리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소현세자』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눈뜨게 하고 그 시대적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선진 문물에 열린 태도를 취했던 소현세자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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