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2-29 15:07:18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著
/커뮤니케이션북스
한국어 표현과 관련한 문제 하나. 다음 단어 중 틀린 표현은 무엇일까? ①장난스런 ②맨날 ③날으는 ④구렛나루
위 단어들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쓰인다. 정답을 맞힌 사람은 한국어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정답은 무엇일까.
사실 모두 틀렸다. ‘장난스런’은 ㅂ불규칙 현상으로 ‘장난스러운’으로 고쳐야 하며, ‘맨날’은 ‘만날’로 써야 한다. 또 ‘날으는’이라는 말은 ㄹ불규칙 현상으로 ‘나는’으로 고쳐야 하며, 구렛나루의 바른 표현은 ‘구레나룻’이다.
우리가 자신 있게 쓰는 한국어의 용법은 사실 알면 알수록 틀린 표현들이 무척 많다. 위의 예처럼 “왜 너는 맨날 안 씻어?”라고 할 때, ‘맨날’은 ‘만날’로 고쳐야 한다. ‘맨’은 일부 명사의 접사로 쓰여 ‘다른 것이 없는’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맨눈, 맨다리, 맨땅, 맨주먹’으로는 쓰이지만, ‘매일같이 계속하여서’라는 의미일 때는 ‘만’으로 써야 한다.
『한국어가 있다』는 2003년 3월부터 지금까지 중앙일보에서 연재하고 있는 ‘우리말 바루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현재 4권까지 시중에 나와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출간할 예정이다. 문법 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 실생활과 관련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고 있다.
예를 들어 ‘돋히다/돋치다, ~마라/ ~말라, 이용/사용’과 같이 일반인들이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잘못 알고 있거나 헷갈리기 쉬운 것을 골라 쓰고 있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쓰이고 있는 외국어, 생활 속에 파고든 일본말이나 일본식 한자어도 다루고 있다. 책의 오른쪽에는 살아 있는 예문과 함께 올바른 한국어 사용을 설명하고 왼쪽에는 재미있는 관련 사진들이 실려 있다.
자주 쓰는 우리말 속에 얼마나 잘못된 표현이 많이 있는지 새삼 놀랄 것이다. 컴퓨터 한글 프로그램에서도 잡을 수 없는 요소들이 매우 많다. 최근에는 영어 등의 영향으로 외국어식 표현이 많아 이를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가 쓰는 글 중에 ‘~생각된다. ~하는 것 같다’ 등은 사실 우리말답지 않은표현들이다. 될 수 있으면 우리말을 더욱 아름답고 감칠맛 나게 쓸 필요가 있지 않을까.
흔히 사람들은 우리나라 문법이 자주 바뀌어서 헷갈린다고 하는데 실상 문법 체계는 그렇게 자주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어릴 적부터 굳어져 잘못 쓰고 있는 단어들을 마치 바른 표현으로 착각하는 부분이 더 많다.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읽는 데는 ‘국어대사전’도 좋지만 위의 책을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보는 것도 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