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장애아를 둔 부모 이야기

등록날짜 [ 2011-04-20 10:09:09 ]


남기철 著/아가페

장애인을 둔 부모와 형제의 마음을 보통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장애인을 가르치고 섬기는 나도 장애아의 부모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얼마나 힘드실까?’ 하고 그 마음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 책은 자폐성 장애아 아들을 둔 아버지의 이야기다. 좋은 직장에 예쁜 아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까지 부족함 없이 살던 어느 날, 둘째 아이 범선이가 자폐 판정을 받는다. 모든 것이 완벽한 가정에 범선이의 장애는 걷잡을 수 없는 시련을 불러왔다. 예수를 모르던 아내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 나갔다. 어느 날, 여섯 살짜리 범선이가 난생 처음이니까 걸었다.
“아빠, 교회 가자!”

믿음도 없이 범선이 때문에 다니기 시작한 교회에서 아버지는 봉사활동으로 믿음을 키운다. 아들의 장애 판정과 가정의 시련을 이야기하며 전개하는 이 책은 장애아를 키우며 생긴 크고 작은 이야기, 또 자폐성 장애아 동생을 둔 형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에 장애아를 키우는 같은 처지 부모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그리고 중증 장애인들이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며 행복을 추구하는 밀알 작업장과 밀알 천사 산행모임을 소개하고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깊은 아픔과 성장 과정들이 읽는 내내 마음에 와 닿으며 가슴을 저리게 한다. 특히 장애 학생을 가르치고 섬기는 내게는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비록 지금은 자폐라는 장애를 갖고 자신 안에 갇혀 살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그 어떤 장애도 없이 부모형제, 친구들과 교제하며 즐겁게 살 수 있겠지요?” (본문 중에서)

나 또한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고 섬기면서 그 장애가 중증일수록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가슴 떨리며 행복해할 때가 있다. 지금은 말도 못하고 아무 생각도 없는 듯 무의미한 눈빛만 보내는 이들이 천국에서 지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을 생각을 하면 너무 설레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도 있다. 또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해 있을 그들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눈빛이 곱지 않다. 하지만 세상과 구별된 크리스천인 우리부터 예수의 마음으로 먼저 손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도 장애인을 사랑으로 품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이 책은 주저하게 만드는 모든 담을 헐어줄 것이다.

하나님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은 항상 우리에게 더 큰 유익을 남긴다. 범선이를 통해 예수를 만난 이들 가족과 밀알천사 산행과 밀알 작업장, 밀알 새벽기도 등 장애아 자녀를 통해 예수를 만나 행복해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교회복지실 지체들의 가정에도 하루빨리 복음이 전해지길 더욱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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