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11-29 13:46:19 ]
프란시스 쉐퍼 著/
생명의 말씀사
어릴 적 공과공부 시간에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 선악과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는 창세기 1~3장을 구체적인 장소와 특정 시대에 일어난 사건으로가 아니라, 그저 동화에 나오는 옛날 이야기로만 알았다. 에덴동산과 선악과가 실제로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것들이 현재 나의 삶과 도대체 어떤 상관이 있는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기억 속에 아련한 성경 속 이야기로만 남았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도 ‘아담과 하와 이야기와 사도 바울의 삶이 어떤 상관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는 했지만, 여전히 내겐 한낱 옛날이야기일 뿐이었다.
장성한 후에 처음으로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내가 죄인인 것과 하나님의 의로우심, 그분의 높으심과 절대성을 체험하고 나서는 아담과 하와에서 시작한 인간의 타락을 제대로 알게 됐다. 당연히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것도 인정했다. 그래서 별다른 이론적 증명 없이도 진화론이 확실히 잘못된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창조가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지는 생각하지 않고, 지금 내가 은혜 받고 기도하고 회개하는 것에만 집중하며 살았다.
그렇게 자칫 나 자신의 영적인 즐거움만 좇을 시기에 이 책을 읽었기에 그만큼 깨달음의 반향이 컸다. 내가 받은 구원이 나를 세상과 죄와 마귀에서 건져내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본래의 뜻 안으로 나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임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내 기도가 다만 내 영혼의 뜨거움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 십자가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어 타락한 사건도 실제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성경이 모두 역사 안의 사실이라는 것 등등 이 책을 통해 깨닫고 알고 성경을 더 믿게 됐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구원의 경험과 성경의 진리됨이 내 안에서 어우러지게 됐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저자의 말 중에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창세기의 처음 세 장이 역사 속의 사실이라는 것을 부인하면 예수의 십자가도 역시 부인하는 것이다.”
‘예수 믿는 사람은 열심과 뜨거움 위에 성경에 대한 바른 지식이 있어야 오래오래 변치 않는 뜨거운 믿음이 나오겠구나’ 하는 깨달음도 들었다. 나 자신을 반성하고 좀 더 믿음을 점검하고 성경의 지식에 나를 맞추려고 나아가게 됐다.
이 책은 예수의 보혈로 하나님께 죄를 사함받은 후, 내가 왜 사는지 그 이유와 목적과 의미, 내 삶이 하나님의 큰 뜻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 교회와 주님의 권위, 부르심과 또 여러 가지 것의 의미를 나름대로 탐구하면서 자신의 삶을 가꾸게 해줬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 그리고 이 사람들을 만난 하나님을 더 자세히 바라보고 묵상하기에 참 좋은 책이고, 기도 중에 심령 깊이 주님을 뵐 수 있는 감사하고 귀한 책이다.
글/ 김소망
위 글은 교회신문 <26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