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고난은 축복이었습니다”

등록날짜 [ 2012-01-26 15:46:46 ]

 
이지선 著 / 문학동네

이미 여러 매스컴을 통해 잘 알려진 저자 이지선 씨는 1978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재학 당시(2000년 7월 30일)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살 가망이 없다고 의료진도 치료를 포기한 상황이었지만, 30번이 넘는 고통스러운 수술과 재활치료를 이겨내고 의학 전문가들도 믿기 어려워하는 ‘기적’을 경험했다.

또 저자는 고난을 통해 선물로 받은 삶으로 사고 이전에는 깨닫지 못한 인생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며 그것은 행복의 문을 여는 감사의 비밀, 사랑의 비밀, 희망의 비밀, 고난의 비밀이라고 고백한다.

이 책은 그 행복의 문을 여는 비밀번호를 선물이라 표현하고 챕터별로 소개한다. 첫째 선물 ‘삶’에서는 사고 났을 당시 저자와 가족이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렸다. 당시 목사님에게서 “10년 넘게 주님을 믿었고 또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냐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지녀온 믿음이 바로 이 고난의 시간을 이겨내기 위한 것”이라는 말씀에 많은 위로가 됐다고 한다.

둘째 선물 ‘고난’에서는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들다고 표현할 만큼 엄청난 통증을 수반하는 치료 과정이 나타나 있다. 저자는 생각만으로도 모든 세포가 벌벌 떨리는, 차라리 정신을 잃어버려 고통을 느끼지 않기를 바랄 만큼 힘든 치료 과정을 전했다. 그럼에도 치료를 마치고 다시 진통제를 맞기까지 철저히 혼자인 시간에 자신을 지켜준 것은 찬양이었다고, 두려움에 맞설 담대함과 죽음의 그림자는 얼씬도 못할 생명의 힘을 찬양으로 공급받았다고 고백한다.

셋째 선물 ‘기적’에서는 저자의 사고 이후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징그럽다, 무섭다’고 내뱉지만 자신은 ‘이만하면 꽤 귀엽다’라고 생각하며 산다고, 그것을 바로 ‘기적’이라고 말한다.

넷째 선물 ‘감사’, 다섯째 선물 ‘사랑’에 이어 여섯째 선물 ‘희망’에서는 죽는 것보다 힘들었던 3년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는 강연과 인터뷰로 바쁜 일정과 미국에서 공부하는 일상생활이 나타나 있다.

저자는 사고 이후의 삶을 ‘덤’으로 얻은, 자신의 둘째 인생이라고 말하며 그래서 순간순간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짧아진 여덟 손가락을 쓰며 사람에게 손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됐고, 1인 10역을 해내는 엄지손가락으로 생활하며 가장 중요한 엄지손가락이 온전히 남아 있음에 감사한다. 

왜 관절을 모두 구부러지게 만드셨는지, 귓바퀴가 얼마나 중요한지 등을 몸으로 느끼고 고백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손가락 10개 모두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그 중 몇 개만 지녀도 감사할 수 있는 그 마음을, 그 신앙을 나도 간직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글/오세은

위 글은 교회신문 <27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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