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2-21 09:55:05 ]
이용규 著
규장
“지렁이를 밟으면 왜 꿈틀하는지 아세요? 제대로 꽉 밟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 죽지 않았기 때문에 아파하고 상처입고 그 상처를 곱씹으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왜 그럴까? 그건 내 안에 아직도 자존심이 살아있고 자아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사람은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내가 대접을 받고, 인격적으로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하는가? 바로 이런 물음에 이 책은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과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려 놓음’이 무엇인가? 그 본질에 대해 저자는 자기애(自己愛), 자기의(自己義)를 내려놓을 때만이 우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진정으로 내려 놓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2:20)라는 말씀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내 자아가 죽는 것, 이것이 바로 내려놓음이다.
내 자신을 내려놓을 때, 내 자아가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을 때, 주께서 내 안에서 다시 사신다는 말씀을 저자의 삶 속에서 체험을 통해 풀어 나간다. 내려놓음은 다른 이야기가 아닌 복음 자체를 말한 것이다. 내려놓음은 어떤 성공한 위인들의 성스러운 삶의 모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인 것이다.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정작 하나님이 우리 안에 들어와 일하실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나의 계획과 경험과 고집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가고 있음을 말이다. 하나님이 들어오실 자리를 만들어 드리지 않은 채, 결국 자신이 신뢰하는 것에 자신의 의(義)의 쇠사슬에 묶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신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 자신인가 주님인가? 입으로는 주님만을 의지한다고 하면서 생각은 나를 의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가진 지식, 생각, 경험을 포기하고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주님이 주인 되는 삶이 진정한 내려 놓음인 것이다. 내 것을 내려놓을 때 하나님으로 채워진다는 말은 내가 주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으면 주께서 내 안에서 다시 사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내려놓음이란 내가 가진 열망과 내게 익숙한 길을 버려두고 주님의 뜻을 쫓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세상을 향한 내 육신의 요구가 죽고 주님의 거룩하심이 나를 지배할 수 있도록 내 의지를 주님께 맡기는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