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가족이 꿈을 키운 여행이야기

등록날짜 [ 2012-03-20 15:46:54 ]


이성 著/
자음과모음

저자는 서울시 고위공직자인 시정개혁단장(3급)으로 일하다가 1년 동안 무급으로 휴직한 후 조카를 포함한 가족 4명과 함께 45개국을 여행한다.

공직에서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지만, 어릴 적부터 지닌 세계여행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이번에 가지 않으면 평생 가지 못하리라’는 초조함으로 당시 고건 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휴직을 허락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 것이다.

당시 시장단이 모인 회의에서는 논란이 많았다. 나쁜 선례가 될까 봐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이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선진 사례를 배우게 하려고 돈을 투자해서 외국 유학을 보내기도 하는데, 무급으로 1년 휴직해서 전 세계 문물을 배우러 간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있느냐?”는 저자의 의견에 당시 시장인 고건 씨가 흔쾌히 휴직을 허락해주었으며, 고건 씨는 후에 이 책의 추천사까지 써주었다.

이성 구청장은 당시 은마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그 전세보증금으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당시에는 세계여행 정보가 없어 세계지도와 대륙별 지도를 줄로 긋고 항로로 삼았다. 나중에 이 여행기를 읽은 사람들이 이 항로를 따라 세계여행을 하며 표준으로 삼기도 했다고 한다.

전 3권인 여행기는 가는 길, 지출, 현지 사례, 느낀 점, 일기, 대륙을 여행하고 난 감상, 여행에 유용한 팁 등 좋은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우선 1권에는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을 소개하고, 2권에는 유럽, 3권에는 남미를 소개한다.
중국에서 겪은 인상적인 내용으로는 여성중심의 사회, 불결, 먹는 차와 담배, 놀이풍습 카드, 모조품 천국, 돈을 최고로 여기는 되놈 의식 등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자연을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고 거기에 조화하려 하는 데 비해 중국인은 자연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기에 인간이 아름다움을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하리잔이라는 최하층민에 대한 인종차별, 신화가 살아있는 세상, 운명론, 노예제도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철학과 낭만 이전에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수억 명에 달하는 천민이 있어서 인도가 아무리 IT 산업이 발전하고 수학을 잘하는 나라라고 해도 세계인의 아픔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여행기는 다른 나라를 관찰하면서도 늘 그 중심에는 우리나라와의 비교를 담고 있다. 1권 끝에서 저자는 체면이나 영호남 갈등, 연줄 같은 오래된 관습을 벗어나 실질을 보아 늘 개선책을 찾고 서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류문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여행의 소감을 적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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