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4-25 09:08:43 ]
/한혜숙 著
강같은평화
이 책은, 어느 따스한 가을날 이사 온 옆집 아줌마가 떡 한 접시 들고 초인종을 누르듯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일산에서 목회하는 신성남 목사의 아내 한혜숙 사모가, 일본 오사카와 도쿄에서 남편을 도와 선교사역을 하면서 울고 웃던 이야기와, 지적 장애와 척추측만증 장애아로 태어난 큰아이 성은이와 함께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나눈 따뜻한 경험을 엮은 책이다.
지적 장애와 척추측만증인 성은이가 밝고 맑은 영혼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저자인 어머니의 기도와 부모의 긍정적인 교육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많은 부모가 장애자녀가 태어난 것을 자신의 죄로 여기고 자책하거나 절망에 사로잡힌 삶을 살아가기도 하는데 저자 부부는 오히려 “하나님이 천사 성은이를 누구네 집에 보낼까 생각하다가 우리 부부에게 보내신 거야. 그러니까 우리 부부는 진짜 하나님께 너무 잘 보인 게 분명해, 그렇지?” 하고 말하며, 장애자녀가 집안의 애물단지가 아니라 ‘하나님 축복의 통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우왕좌왕하는 고난과 역경도 하나님의 귀한 뜻이었음을 알려준다.
목사님은 “장애자녀를 계속 멍에라고 생각했다면 평생 힘들었을 것이나 장애 딸은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주신 특별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놀라운 평안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저자 부부는 하나님께 뭔가 할 일이 없을까 생각했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장애 아이를 돌보는 일밖에 없는 듯했다. 왠지 그런 일을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 같아서 이들은 거창한 생각 없이 장애아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저자는 장애자녀를 둔 슬픔을 딛고 장애아를 입양까지 하게 된 그 마음은 분명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자 한혜숙 사모는 혼자 설 수 없었을 때, 하나님께서 붙잡아 주셨고, 언제나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크고 고마워서, 이미 20여 년이 훌쩍 지나 기억 속에 가물가물 사라져 버린 일들이지만, 기도할 때마다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나게 해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행여 퇴색되고 바래지기 전에 글로 남겨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책을 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일본 선교사역지에서 두 딸 성은이와 예은이가 자라는 동안, 너무나 정확하고 세심하게 가야 할 길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높이고 전한다.
‘나를 나 되게 하신 분도, 우리 가정을 이곳까지 이끌어주신 분도 다 하나님이시다’고 고백하며, 항상 겸손하게 모든 상황 속에서 감사하는 한혜숙 사모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이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또 장애아 부모뿐만 아니라 우리 안 깊숙이 아픈 생채기에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기를 바란다.
글/ 정선애
위 글은 교회신문 <2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