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1-08 11:47:31 ]
김난도 著 / 오우아
처음 그 모자(母子)를 알게 된 때가 3년 전쯤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 집 셋째 아이를 맡기던 그 어린이집 앞에서 가끔씩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때는 교회 앞에서 따뜻한 커피를 나눠주고 있을 때였으니 하루에도 두 번씩은 꼭 마주쳤다.
처음엔 몰랐는데 차츰차츰 그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지적장애아들이 배우고 있는 통합반에 다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그 어머니에게 책 한 권을 건네주었는데 불행을 딛고 온갖 역경을 이겨낸 모험담 같은, 그야말로 성공신화를 일군 책이었다.
김난도 교수가 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에서 비교적 이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대답을 얻게 되었다.
‘아모르파티’(Amor Fati), 이른바 ‘네 운명을 사랑하라.’
어떠한 어렵고 힘들고 이해가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지금까지 어색함 속에서 도전하고 적응해 온 것처럼 일단 현재의 상황에서 한 발짝 물러나 내 인생을 관조하고 그 중심에 있는 나 자신과 그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난도 교수는 명령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거나 저렇게 사는 것이 좋다거나 말하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어느 것도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어른이 되면 많은 문제와 고민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우리의 막연한 기대감을 여지없이 깨뜨리면서 어른 또한 수없이 방황하고 깨지면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흔들림 속에서도 분명한 원칙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길과 그것으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한 상황들에 당당히 맞서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도전 속에서 생기는 실패와 고난의 순간에도 언제나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한 자신의 운명에 대한 사랑과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도전과 실패를 바탕으로 온전한 성공이 있고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하루 종일 몸을 움직여 1미터를 갈 수 있는 애벌레가, 죽기 전에 10킬로미터를 가려면 더 열심히 몸을 꿈틀거리는 것이 아니라 나비로 변해서 날아가야 한다는 내용처럼 내 인생을 수시로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과거의 경험이 전부가 아니고 그것은 결국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한 에너지를 모으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수없는 저장과 수없는 리셋을 반복하면서 나 또한 내 운명 속에서 나만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깊이 다가오며 깨달아지는 성경 말씀은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 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23:10)는 말씀이다.
우리 모두 현실의 장애와 어려움을 능히 이길 믿음과 용기로, 천국 가는 그 날까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보며 전진하기를 소망한다.
글/ 염원삼
위 글은 교회신문 <32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