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타협하지 않는 신앙생활

등록날짜 [ 2013-03-20 16:16:14 ]

 
잔 귀용 著 / 두란노

잔 귀용(1648~1717)은 1648년 4월 18일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16세에 부모의 강요로 22살이나 연상인 상이군인과 강제로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의 병시중과, 시어머니와 하녀의 극심한 학대로 비참한 결혼생활을 하던 중 28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다. 고통 가운데서도 그녀는 평생을 주님과만 함께하기로 서원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열심은 이단이라는 오해를 받아 악명 높은 바스티유 감옥에 갇혀서 오랜 세월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잔은 온갖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을 지켜 나가며 글쓰기를 지속한다.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간절히 갈망하였고 주님의 임재 안에서 살아간다.

세상 눈으로 볼 때 참으로 박복한 삶을 살았지만, 오히려 삶의 역경이 하나님을 간절히 소망하는 계기가 되어 더욱 온전히 하나님과 교통하는 삶을 살았다. 마치 욥의 고난을 연상케 하는 잔 귀용의 자서전 『순전한 사랑』을 읽으며 숱한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해 진실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글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잔의 고백들은 지금도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는 주별이나 월별로 스스로 평가하여 내가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 엄격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이것은 헛되고 피곤하기만 할 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 노력에만 의지했기 때문이다. 나는 진실로 변하기를 바랐지만, 힘이 없고 약했다.”(56쪽)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주님의 뜻을 발견할 때에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분의 부르심에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177쪽)

“주님, 핍박으로 제 가슴이 가장 쓰라릴 때조차도 사람들의 비난보다 제 양심의 비난 소리가 더욱 두렵습니다. 제가 주님을 닮은 모습, 주님을 기쁘게 하는 모습으로 변하기를 원합니다.”(258쪽)

책을 읽으며 느낀 잔의 삶은 자신의 언행과 다르지 않았다. 철저하게 자기를 부인하며 오직 하나님 중심의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삶이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잔에게 ‘적절한’ 타협은 없었다. 어떻게든 합리적인 이성과 현실을 잣대 삼아 세상과 타협하고 해결점을 찾아보려는 내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삶에 부끄러움을 느꼈고, 감탄했다.

다른 사람 때문에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을 때에도 자신에게 수없는 상처와 핍박을 가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잔의 신앙을 보며, 그런 일들이 막상 내게 닥쳤을 때 나도 잔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부끄러운 내 모습이 보였다. 이 책 덕분에, 상황과 처지에 따라 타협하며 편안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던 나에 대해 큰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오세은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3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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