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4-16 14:15:55 ]
이용규 著 / 규장
누구나 삶을 계획한다. 어떤 학교에 진학할지, 어느 직장에 갈지, 어떤 사람과 결혼할지,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할지 계획한다.
그러나 우리가 계획한 것들이 간혹 하나님이 뜻하신 바와 상관없을 때가 있다. 우리 삶을 주관하시는 분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인식하지 않을 때, 자신이 계획한 삶에서 하나님을 도우미 정도로 대하는 우를 범한다. 『내려놓음』으로 잘 알려진 이용규 선교사가 쓴 『떠남』은 우리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말하고 있다. 『떠남』은 저자가 계획하고 바랐던 삶이 아닌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인도하신 삶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대학교에서 중국사를 전공했지만, 미국으로 유학 가서는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 중동사로 전공을 바꿔야 했다. 저자는 이를 “생전 처음 공부해야 하는 언어와 영역 속에서 유학생활은 위축되고 좌절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한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또다시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 저자가 바라고 계획한 삶을 포기하고 몽골 선교사로 떠난다. 그리고 현지 교회와 몽골국제대학교 사역이 점차 안정될 즈음에는 다시 “떠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에서 1년간 안식년을 보낸 후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여 교육선교에 쓰임받는다.
이 책에는 저자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갑작스럽게 몽골 사역을 정리하고 아무 목적과 계획 없이 기다린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한창 열정적인 선교사로, 대학 부총장으로 일하던 시기에 자신의 ‘활동’을 ‘타의’(하나님의 뜻)에 의해 ‘내려놓는’ 기다림의 시간 동안 저자는 하나님을 더 신뢰하고 사랑하며 영적인 성장을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경험과 자아를 내려놓아 하나님께 진정한 주인의 자리를 내어드리고 순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인도네시아 교육선교사역에 부름받은 과정을 소개하며, 하나님께서 순간순간 얼마나 정확하고 섬세하게 계획하고 이루시는지를 보여 준다. 저자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삶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한다.
“그분이 함께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던 일상이 중요한 의미로 말을 걸어올 겁니다.” (에필로그 중)
때로는 무의미하고 낭비처럼 여기던 시간과 짜증스럽고 지친 양육 과정에서도 저자는 자신을 가르치시고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난다. 그리고 자상한 아버지와 같은 하나님의 모습을 그려낸다.
저자는 연단을 거쳐 더욱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었고, 기도 응답이 없거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기다림 속에서도 평안할 수 있었다.
글/ 최금희
위 글은 교회신문 <333호> 기사입니다.